승인 전임에도 검색 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표시…협회 측 "요청한 적 없다"

한국제약협회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며 바이오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승인이 나지 않았음에도 일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선 이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소 한달여 전부터 네이버에 ‘한국제약협회’를 검색하면 네이버 지도와 '지도앱'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표기되고 있다.

포탈사이트 다음의 지도 및 지도앱에서도 한국제약협회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약협회 관계자는 “우리도 왜 명칭이 바뀌어 있는지 모르겠다. 네이버 측에 확인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협회에서 (명칭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고 변경된 이유도 모른다"며 "식약처와 복지부가 각자 (승인 관련) 통보를 해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 협회는 식약처로부터 승인공문을 받고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약협회는 지난해 8월 열린 이사회에서 협회 명칭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제약업계 내에선 현재 제약업계 상위권 제약사들이 합성신약 외에 바이오 의약품도 개발하고 있고, 바이오협회와 상당부분 회원사가 겹치기 때문에 제약협회의 명칭 변경 추진이 무리가 아니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바이오업계와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바이오업계에선 제약협회의 명칭 변경에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다. 특히 한국바이오협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바이오협회 서정선 회장은 지난 22일 “명칭을 통해 특정 산업영역을 점유하려는 시도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않다”며 “양 협회가 명칭이 아닌 기능적인 차별화를 통해 상호보완적인 협력모델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제약협회는 명칭변경 발표 이후 바이오협회와 공식적으로 명칭변경에 대한 의견을 나눈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기능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굳이 제약협회가 바이오까지 포함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과 바이오가 각자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제약협회는 제약사 중심이고 바이오협회는 바이오벤처 등도 아우른다. (양 협회가) 서로 협력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긍정적인 면도 있다”면서도 “제약바이오협회는 바이오가 부수적으로 축소되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한편, 제약협회의 명칭 변경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명칭을 변경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로부터 동시에 명칭변경에 대한 정관개정안을 승인받아야 한다.

두 부처가 승인해야 정관을 개정할 수 있는데 식약처는 이달 초 정관개정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제약협회에 보낸 반면 복지부는 아직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이고 결정된 것은 없다. 찬반으로 의견이 갈려 있고 논의가 아직 안끝났다”고 밝혔다.

제약협회 측은 식약처와 복지부가 상호 협의를 했고 복지부가 곧 긍정적인 입장을 통보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행명 제약협회 이사장은 22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협회 명칭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변경하는 건을 아직 (복지부에서)허가를 받지 못해 오늘 정관 개정안에 포함하지 못했다. 식약처는 정관변경 건을 승인했고, 복지부는 유보 중이라 공식적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금명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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