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성인 ADHD 인식 및 치료 실태 조사결과 발표

성인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환자 중 치료를 받는 비율은 1%도 채 안되고, 전체 성인 환자의 95%는 우울증 등 동반질환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이사장 정유숙)는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성인 ADHD 질환 인지도 조사 결과 및 공존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학회가 ‘대한민국 성인 ADHD의 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를 주제로 일반인 1,068명 및 성인 ADHD 진단 경험이 있는 정신과 전문의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반인 응답자의 57%는 ADHD 질환에 대해 알고 있으나 성인 ADHD 질환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이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3%는 소아청소년기 질환으로 성인 ADHD 환자는 없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ADHD는 발병 후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까지 그 증상과 기능 장애가 지속되는 신경정신 질환이다. ADHD로 진단 받은 아동의 70%는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고, 이 중 50~65% 이상은 성인이 돼도 증상이 지속된다.

국내 성인 ADHD 환자는 약 82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치료율은 0.76%로 매우 낮았다.

정신과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 성인 ADHD 환자가 진료실에서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집중력 저하’, ‘빈번한 건망증’, ‘심한 감정기복’, ‘우울한 기분’ 등이었다. 반면 일반인의 절반 이상은 성인 ADHD의 주요증상으로 ‘가만 있지 못하고 자꾸 움직임’이라는 과잉행동을 골랐다.

이에 대해 학회 측은 “성인 ADHD의 증상에 대한 잘못된 인지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실제 성인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ADHD를 진단받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 진료실을 찾는 성인 ADHD환자 중에서 1개 이상의 공존질환을 경험한 비율이 95%에 달했다.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한 성인 731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 자가 보고 척도(ASRS) 증상체크리스트’를 사용해 선별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55.7%(407명)가 ADHD 환자로 의심됐다. 이는 성인 환자의 경우 우울증 등의 공존질환에 가려져 기저질환인 ADHD가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학회 이소희 홍보이사는 “성인 ADHD 증상에 대한 낮은 인지는 기저 질환인 ADHD가 아닌 공존질환 치료만 시행되는 등 올바른 치료로 이어지지 못해 증상과 치료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경험할 수 있다”며, “우울증으로 인한 ADHD가 아닌 ADHD로 인한 우울증, 불안증, 중독성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단 시 과거 행동까지 살펴보는 등 기저질환에 대한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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