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에 큰 상처, 꼭 포함시켜야”vs“제도 폐지 앞당기는 쪽으로 힘 모아야”

요양병원 인력가산 전문과목에 빠져 있는 흉부외과가 가산과목에 흉부외과를 포함시키기 위해 태스크포스팀까지 운영해왔지만 '가산과 폐지'와 '가산과 포함' 중 어느 쪽에 힘을 모을지 결정하지 못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해결책을 찾기 위해 특별세미나까지 열었지만 요양병원에서 푸대접을 받는 흉부외과 전문의의 자존심 문제라며 가산과에 흉부외과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측과 그보다는 아예 가산과 제도를 폐지토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부원의료재단 서초요양병원 이재숙 원장, 대전중앙요양병원 한균인 소장, 우리성모의원 박강식 원장, 로하스일산요양병원 김욱진 원장,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

현재 요양병원의 경우 ▲내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8개과 전문의 수가 전체 의사 수의 50%를 넘을 경우 입원료의 20%를 가산해주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요양병원 봉직 흉부외과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대전중앙요양병원 한균인 소장은 흉부외과 전문의의 가산과 포함을 강하게 주장했다.

한 소장은 “가산 8과에 포함되지 못한 흉부외과 전문의에 대한 푸대접이 심하다”며 “푸대접을 받아도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학회에 이야기해도 관심이 적고, 말하기도 창피하고,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소장은 “요양병원 운영자들에게 들어보면 흉부외과의사들이 요양병원에 정말 필요한 의사라고 말한다”라며 “그런데도 가산과에 포함되지 않아서 일자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 소장은 “자존심에 상처가 많이 났다. 내일 요양병원 가산 8과 제도가 없어진다고 해도 오늘 당장 흉부외과를 포함시키기 위해 뛰어야 한다. 제도 개선에 앞서 흉부외과 전문의의 자존심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현실적으로 생각해 요양병원 가산과 제도 폐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은 “정책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적극적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시끄럽게 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은 시끄러운걸 가장 싫어한다”며 “그 전에 요양병원 가산 8과에 포함되는 것을 우선시할지, 폐지를 주장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요양병원 가산 8개과에 포함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요양병원 가산 8과 제도 폐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나온 만큼 이를 여론화 해 빨리 폐지하게 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흉부외과 전문의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요양병원에 정말 필요한 의사라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복지부에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현재 요양병원을 운영 중인 부원의료재단 서초요양병원 이재숙 원장과 로하스일산요양병원 김욱진 원장은 한목소리로 “그런 근거를 만들 수 있을 만큼 흉부외과 전문의가 요양병원에 많이 일하지 않고 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피력했다.

한편 흉부외과학회 심성보 이사장은 요양병원 가산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회 지원을 약속했다.

심 이사장은 “지금까지 요양병원 가산과 문제에 대해 게으르게 대처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현장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대처할 때가 됐다”며 “인구고령화로 인해 요양병원에서는 점점 흉부외과 전문의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이사장은 “흉부외과를 가산과에 포함시키거나 아예 제도를 폐지하거나 둘 중 하나로 가야 한다”며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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