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장미승 급여상임이사, 협상시간 제한 등 개선안 제시…"병원유형 세분화 필요"

지난 6월 1일 새벽 5시경, 2018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이 극적으로 체결됐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를 비롯한 7개 공급자단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길고 긴 협상을 끝으로, 2년 연속 전 유형 협상 타결을 기록했다. 건강보험 재정 흑자에 비해 높은 진료비 증가율과 새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쉽지만은 않았던 수가협상. 평균 2.28%의 나쁘지 않은 인상률을 기록했지만, 역대 최장시간에 걸친 협상과 자료의 투명성 등의 과제가 남기도 했다. 이에 가입자 측 협상단을 이끌었던 공단 장미승 급여상임이사를 만나 당시 협상의 어려움은 물론 향후 개선방향에 대해 들었다.

-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수가협상 완전 타결을 이끌어냈다.

사실 올해 수가협상은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20조원 흑자와 새 정부의 적정수가 보장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공급자들의 기대치는 그 어떤 때보다 높았다.

하지만 부과체계 개편이 시행됨에 따라 수익감소에 따른 단기적자가 예견되고, 2016년 진료비 증가율은 11.4%로 최근 10년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공단으로서는 재정 흑자만 생각해 수가를 마음껏 인상해줄 상황은 아니어서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재정운영위원회도 진료비는 크게 증가하는 데다 보장성 강화에 투입되는 비용대비 보장률이 크게 향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저치의 인상을 원하는 상황이었다.

어렵게 시작한 협상이지만 공급자와 재정위에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인 만큼 진정성을 보이고 소통하려고 애썼다. 그 결과로 2년 연속 협상타결을 한 것 아닐까 싶다.

- 수년째 수가 계약시 부대조건을 걸지 않았다. 앞으로 부대조건을 배제한 채 협상을 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다. 부대조건은 필요하다면 추진할 수 있다. 다만, 실효성과 실행가능성을 모두 봐야한다. 올해는 그에 맞는 부대조건이 없었던 것 뿐이다.

공단은 이번 협상 때 병원유형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빅5 병원과 중소병원을 같이 놓고 수가를 책정할 수는 있는가에 대한 재정운영위의 요구도 있었다. 당장은 아니라도 병원협회에서 이를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야기했다. 또 진료비총액관리제에 대한 논의도 요구했지만 공급자들이 합의하지 않았다.

대신, 공급자에서 일부 사무장병원척결을 제안했지만, 이는 당연히 서로가 노력해야할 문제이지 이를 전제조건으로 수가를 더 줄수는 없었다. 그래서 부대조건 없는 협상으로 끝냈다.

- 올해는 새벽 4시가 넘어서까지 협상이 이어졌다. 밤샘 협상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협상은 공급자와 공단 모두 빨리 끝내고 싶어하지만 원만히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때 차수가 계속늘어나서 길어지는 것이다. 최대한 타결을 위해 늦게까지 진행되는 것이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의 학습효과로 더 길어진 듯하다. 수치를 받고 사인을 했더니 타 단체에서 더 받았다라는 것 때문에 다른 단체가 사인을 할 때까지 버티는 상황이었다. 또 협상단이 막판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때문에도 길어진다.

이번 협상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정말 마지막에는 글썽이면서 제발 좀 끝내자고 하소연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데드라인을 2시로 정해놓고 해야 할 것 같다. 필요시 시작시간을 더 앞당길 필요도 있다.

- 협상이 지연되는 것은 벤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원만한 합의를 위해 벤딩 선공개를 할 생각은 없는가.

벤딩이라는 것은 수가인상분의 상한선이다. 이를 알려주면 협상은 그 선부터 시작하게 돼 미니멈이 되는 상황이 생긴다. 또 공개된다면 공급자간에 그야말로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어 협상을 원만히 진행하기 어려워진다. 한쪽만 벤딩을 안다고 불평등한 협상이라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공단이 패를 공개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대신 그 외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공유하려고 한다. 마지막에 가서는 총액이 어느 정도인지도 조금씩 오픈해 그나마 불만이 적었다고 생각한다.

- 수가협상 때마다 공급자는 현장을 알아야한다, 협상절차를 개선해야 한다 등의 지적을 한다. 수가협상 절차 등에 대한 개선방향은?

지난해 협상을 끝내고 공급자단체와 간담회와 워크숍을 했다. 실무진과 협의를 통해서 요양급여비용 계약 운영방안을 만들었다. 협상의 정의부터 협상단 구성, 운영 절차, 기간 등 대략적인 내용을 담았다. 또 수가산출모형 및 협상요소 도입방안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환산지수 연구용역도 올해부터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박사팀이 아닌 경희대 윤태영-오인환 교수팀으로 변경해 동일한 연구진이 연구를 한다는 지적을 개선했다.

또 앞으로 공단은 의약단체와 상시, 비정기적 모임을 통해 실질적인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꾸준히 소통해 나갈 방침이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