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 “시범사업 이후에도 수가 보장해야”

입원전담전문의로 불리는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가 의료 현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는 김준환 진료전담교수는 지난 12일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열린 ‘제3회 젊은의사 의료정책 콘서트’에서 호스피탈리스트제도가 정착한 미국 등의 사례를 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진료전담교수는 지난 12일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열린 ‘제3회 젊은의사 의료정책 콘서트’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용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호스피탈리스트제도를 운영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비싼 제도”라고 강조하며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꾸준히 수가를 주고, 나아가서는 호스피탈리스트가 하는 교육 부분에도 수가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포괄수가제 확산, 환자안전 문제, 전공의 근무시간 상한제도 도입 등을 배경으로 호스피탈리스트제도가 도입됐으며, 현재 5만여명의 호스피탈리스트가 의료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정착됐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전공의특별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과거 미국이 겪었던 것과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다”며 “전공의특별법 외에도 내과 전공의 지원 감소, 내과 전공의 수련제도의 변화(3년제), 의료분쟁조정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 등으로 호스피탈리스트제도 확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은 호스피탈리스트제도가 도입된 후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며 “구체적으로 지난 5월 호스피탈리스트 병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환자들의 90%가 재입원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 경영 면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를 고용하는 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병원이 입원 환자를 위해 5명의 호스피탈리스트를 고용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라며 “지원자가 없어 병원은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에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기간이기 때문에 정부가 수가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시범사업 이후에도 지속될 지는 의문”이라며 “정부는 병원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가를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서울아산병원은 호스피탈리스트가 입원 환자 진료 외에도 간호사 교육(매월 1회), 종양내과 인턴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며 “현재 호스피탈리스트 수가는 진료에만 국한되지만 호스피탈리스트가 실질적으로 병동의 리더로서 교육도 맡고 있는 만큼, 교육 부분에 대한 수가 책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직종은 블루오션이고 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호스피탈리스트가 가지는 유연한 근무시간 등의 장점을 생각해서 한번쯤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해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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