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기업‧의료기관 주축 '아시아항암바이러스협회' 창립

국내에서도 암 치료에서 세계적 화두 중 하나인 ‘항암바이러스’ 연구와 상업화를 위한 행보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명지병원에서 국내 유수의 대학 교수들과 연구진, 연구기관, 바이오벤처기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아시아항암바이러스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지난 21일 명지병원에서 국내 유수의 대학 교수들과 연구진, 연구기관, 바이오벤처기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아시아항암바이러스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항암바이러스는 복제가능(감염력) 바이러스를 암치료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바이러스는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만 인식돼 왔지만, 최근 항암바이러스 연구자들의 기초 및 임상연구를 통해 바이러스가 내재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감염력이 특정한 바이러스 등을 제외하면 인체나 동물에 해를 주지 않고 바이러스의 복제감염력으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개발된 대표적인 약이 헤르페스바이러스를 사용한 암젠의 임라직이다. 이 제품은 2015년 피부암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시판중이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중 하나인 신라젠이 개발 중인 펙사벡도 항암바이러스 제품이다.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로 암 세포를 공격해 치료하는 항암바이러스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국립보건원(NIH)을 중심으로 정부과제 임상 시험을 준비하는 등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메이오클리닉은 6개의 항암바이러스 후보물질을 확보해 연구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연구자, 의료기관, 기업 등이 힘을 합친 협회가 등장한 것이다. 협회에는 바이로큐어와 신라젠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항암바이러스 바이오 혁신신약개발 전문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초대회장에 취임한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미국 및 유럽에 비해 미미한 아시아권의 항암바이러스 기술을 세계 일류의 임상 실용단계로 발전시키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이를 위해 국가별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항암바이러스 연구의 성과를 한곳에 모으고 연구자간 협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항암바이러스의 연구 개발, 임상화에 박차를 가해, 보다 안전하고 동시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항암 치료를 요구하는 세계적 추세에 부응하겠다”며, “이번 협회 창립은 국내외 관련 분야 석학들과 함께 ‘virotherapy’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협회를 통해 항암바이러스 분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신기술 도입 확산을 위한 제도적 변화를 이끌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최근 셀트리온이 (역사가) 오랜 제약사들 보다 헬스케어 및 바이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 기존과 다른 영역에 도전을 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헬스케어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은 쉽지 않다. 단적으로 연구자나 기업이 임상을 할 여건이 마땅치 않다. 제도적 걸림돌도 많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협회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 구성원 대다수가 국내 연구자와 기업임에도 ‘아시아’란 타이틀을 붙이는 이유에 대해선 “아시아에서 항암바이러스 연구와 개발은 한국이 리더라는 상징적 의미”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명지병원 대강당에선 협회 창립을 기념하는 제1회 항암바이러스 국제 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심포지엄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는 항암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고 치료에 접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새로운 항암치료의 패러다임: 항암바이러스,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New paradigm of cancer therapy: Oncolytic virotherapy, Where are we?)’란 주제로 개최됐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석학들이 발표에 나섰고, 한국의 대표적인 항암바이러스 전문가로 꼽히는 단국대 김만복 교수도 연자 및 좌장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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