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전섭 교수, 국가암검진프로그램 도입 필요 주장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선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로 2년마다 자궁경부 세포검사(Pap Smear Test ,이하 세포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세포검사의 민감도(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질병이 있다고 진단하는 확률)는 50%가량으로 HPV 검사(90%)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산부인과 전섭 교수는 22일 한국로슈진단이 개최한' 미디어 에듀케이션(자궁경부암 조기검진, 세포 단독검사에서 HPV 동시검사로의 패러다임 변화)'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전섭 교수는 “HPV 감염자체를 병으로 볼 순 없지만 병이 생기는지 주기적으로 관찰을 해야 한다. 100명 중 80명은 평생 한번은 HPV 감염되는데 80%는 자연 치유된다. 감염자 중 누가 암으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여성의 암 진료인원 가운데 자궁경부암 비중은 약 7%(2015년 기준)로 매년 감소 추세다. 하지만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 민감도가 높은 조기검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국내 자궁경부암 수검률은 65.9%(2015년)로 30대 여성의 수검률은 절반가량(52.8%)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섭 교수는 “선행 연구(18~79세 여성 6만775명, 2006~2011년)에선 HPV 감염 환자가 39세 미만이 49.9%로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전체적으로 34% 정도는 HPV에 감염돼있다고 볼 수 있다. HPV는 후두 유두종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유전자형 중 HPV 16, 18번 유전자형이 감염 됐을 경우 자궁경부암 발병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HPV 16 감염시에는 비감염인에 비해 자궁경부암 발생확률이 434배까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전섭 교수는 “이를 조기에 진단하면 예방할 수 있다. 조기진단에는 검사의 민감도가 매우 중요하다. 지난 15년간 선별검사로 쓰인 세포검사는 민감도가 50% 수준으로 세포검사를 통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된 환자조차 3명 중 한 명은 정상이라고 진단된적이 있던 환자들”이라며 “세포검사의 판독에는 의사의 주관성이 개입돼 판독편차가 있다”고 했다.

비용효과 측면에서도 HPV 검사는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 포함될 수 있다고도 했다. 현재 비급여인 HPV 검사는 약 5만원으로 세포검사(6,000원)와 가격차이가 적지 않다.

이날 한국로슈진단이 제시한 자궁경부 세포검사와 HPV검사의 비용효과성 비교연구(HPV 검사기기 cobas 4800 이용)에 따르면 HPV 검사를 세포검사와 병행할 경우, 세포검사를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보다 비용이 감소하고 자궁경부암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선 국내 여성을 대상으로 고위험군인 HPV 바이러스(16, 18형)에 대한 HPV 검사 비용이 산출(1년 주기 세포검사: 2~3,000만원/QALY, 1년 세포검사+2년 HPV 검사: 1,822만3,873원/QALY, 2년 HPV 검사)됐다.

전섭 교수는 “일반적으로 1QALY가 2~3,000만원이면 적당하다고 본다. HPV 검사가 1년에 1,900만원 정도 된다고 볼 때 생존율을 1년 높일 수 있는 것”이라며 “비용대비 효과가 우수하다는 결과”라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에선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로 30세 이상의 여성에서 3년 간격으로 세포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5년 간격으로 HPV와 세포검사를 시행할 수 있으며, 5년 간격으로 동반검사를 할 수 있게 돼있다”며 “(비용효과면에서 따져봐도) 두 검사를 같이 할 경우 5년에 한 번 해도 된다. 국가검진 프로그램에 HPV검사를 넣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cobas 4800은 지난 2015년 미국 FDA로부터 25세 이상 여성에서 자궁경부암 1차 선별 검사로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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