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 두 개라 생각지 않아…통합 조건도 없어”

회장 선거 방식을 놓고 내홍을 겪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직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산부인과의사회 이충훈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의사회 사무실에서 “산부인과의사회가 갈등으로 치달은 가장 큰 이유는 직선제 선거에 대한 이견이었다”며 “직선제 선거제도가 우리 실정에 맞다는데 회원들이 동의한다면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3년간 일부 회원들이 제기한 법정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산부인과 개원가는 저출산, 저수가 및 경제 불황 등으로 경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데 설상가상 회원 간 갈등이 초래돼 더욱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려움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회원의 권익 보호를 위한 회무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회원과 같이, 회원과 함께 할 수 있는 의사회로 새롭게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최대한 빠른 시기에 직선제로 개정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세웠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면서 “10월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면 집행부안으로 직선제안이 포함된 정관개정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사회는 지난 21일 정관개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관개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 회장은 “직선제를 실시하려면 대의원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법원에서 요구하는 것도 정관대로 하는 것이다. 지회가 구성되지 못하거나 총회를 하지 않아 정식 지회로 인정받지 못한 지역은 정상적인 조직이 구성될 수 있도록 의사회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이충훈 회장, 김진학 총무이사, 김종환 이사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의 관계에 대해선 “회원이 속한 어떤 조직이라도 함께하고 같이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면서 “불신과 오해보다는 신뢰와 상생 관계를 소중히 생각해 대화로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통합이 쉽지는 않겠지만 산부인과의사회가 두 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 우리 회원이다. 통합을 위한 조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분열된 산부인과의사회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의협과 대개협이 산부인과 문제에 대한 중재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서운한 점이 많다.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아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일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향후 회무 추진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회장은 임기 중 추진할 주요 역점 사업으로 ▲산부인과 영역에서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 ▲수가 개발 및 수가 현실화 등 경영난 극복 방안 마련 ▲경영 및 학술 정보 제공 ▲산부인과의원 성공 모델 개발 및 자료집 편찬 ▲적극적인 회원 소통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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