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 한덕종 회장 “정년 후 삶에서 의학도 가르치는 게 최선의 길이라 생각”

고령화로 인해 은퇴 이후 생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년 이후의 의사들도 적극적인 사회 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의료가 취약한 나라에서의 의학 교육 등 진료 외적인 부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지도체협의체(Medical Leaders Corporation, MLC) 한덕종 회장은 지난 25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3층에서 열린 ‘정년이후 의사의 사회적 역할과 방향’ 심포지엄에서 ‘시니어 교수의 사회 참여 및 국제 의료 협력의 방향’ 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한 회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의학은 많은 발전을 이뤄 외국의 많은 의학자 및 의사들이 연수를 오고 배우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20~30년 전 어려운 경제상황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선진국에 배우러 나갔던 시절을 회상하면 감회가 매우 새롭다”고 운을 뗐다.

한 회장은 이어 “이러한 놀라운 발전에는 이제 정년을 맞거나 정년을 이미 맞이한 의료인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친 의료인들의 정년 후 삶을 살펴보면 반드시 화려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많은 지식과 경험이 있으나 충분하지 못한 사회적 여건으로 인해 정년을 맞이하는 의사들이 그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 회장 지적이다.

한 회장은 “앞으로 정년 의사들의 증가에 따라 이러한(은퇴한 의사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며 “사회의 전분야가 마찬가지겠으나 의료의 전문지식과 그의 습득을 위해 지내온 과거의 귀중한 시간들이 한 순간 정년이라는 제도에 의해 무의미해지는 피치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우리가 배우고 익힌 의술은 다른 기술과 달리 윤리, 도덕관을 가지고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기에 매우 고도의 지식을 요하고 그 과정의 실수나 방심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에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면서 “주위의 젊은 의사들이 용기 있게 진료하고 있지만 경험과 지식을 정년 전후의 선배들에게 더 배울 수 있다면 우리들의 실수과정을 뛰어 넘을 수 있다. 이에 정년 후 삶에서 의학도들을 가르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 회장은 지난 2013년 의료지도자협의체를 설립, 국내 여러 의대 교수들과 함께 현지 파견을 통한 의료인 교육으로 현지 의료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다.

한 회장은 “의료지도자협의체 초기에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타슈켄트의대 관계자를 만나 우리 활동의 보장을 지원받고 그들에게 강의, 수술, 논문 심사 등 여러 형태의 교육 등을 시행했다”면서 “이 외에도 아제르바이잔의대, 베트남 하노이 정부병원, 중국 서안의 대규모 민간병원 교육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고 캄보디아 의료인 교육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가 어려웠을 때 도움 받은 바와 같이 우리도 그들의 의료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이제 우리도 베풀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지속적인 교육 중심의 협력을 통해 그들의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줘 남은 여생 이웃을 위하고 의사로서의 긍지와 보람을 느끼는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의협 안양수 총무이사도 은퇴 이후의 의사들이 해외 의료인 교육 등의 사회 참여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이사는 “지금까지 은퇴 의사는 그리 많지 않지만 5~10년 정도 지나면 졸업정원제 세대가 정년을 맞이해 (은퇴의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그 때 대비해서는 늦는다. 의사들이 진료에만 눈을 두고 있지만 진료 외적인 사회활동에 눈을 떠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이사는 이어 “해외 쪽에 한국 의사들에 대한 수요가 많다”면서 “특히 의사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다. 기존의 단순하고 단기적인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교육 활동 등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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