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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한국에 없던 새로운 응급실…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를 가다

기사승인 2017.10.06  06: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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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부터 환자 분리 감염 방지…국내 최초 사각형 스테이션 및 격벽 도입

A씨는 추석 연휴 약간의 열과 복통으로 급히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를 찾았지만 응급진료센터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당해 하는 A씨에게 안내음성이 들렸다.

“현재 체온 38도를 넘어 감염의 위험이 있습니다. 감염환자를 위한 통로를 이용해주셔야 합니다.”

응급진료센터 입구 모니터 화면에 찍힌 A씨의 체온은 38.5℃. 환자의 체온이 38도를 넘으면 응급진료센터 문이 열리지 않는다. A씨는 곧바로 격리실로 이동해 의료진으로부터 감염여부 확인 후 이동형 음압텐트로 이동했다.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는 기존에 죽은 공간이던 재난대응훈련실과 주차장을 응급진료공간으로 확대, 기존보다 220%나 넓어졌다. 응급실 과밀화와 감염률을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개선된 응급진료센터. 각 병원 관계자들이 방문이 줄을 이을 만큼 새로운 시도가 많다는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는 어떤 모습일까.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는 교차감염을 막기 위해 도보환자의 출입구를 분리했다. 입구는 2중으로 설치돼 있으며 환자가 입구에 들어서면 열감지 시스템이 자동으로 체온을 측정한다. 38도가 넘는 경우 자동으로 문이 폐쇄되며 진료센터 안내요원은 열감지 시스템과 연동된 CCTV 모니터를 통해 체온을 확인하며, 환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 정문은 흡사 공항의 출입구처럼 입구와 출구가 분리돼 있다. 응급진료센터에는 출입구가 3개다. 도보환자, 구급차를 타고 온 환자, 발열 또는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각기 다른 출입구를 이용한다.

도보환자가 출입하는 입구는 이중 차단 출입문이 설치돼 있다. 첫 번째 입구를 지나 두 번째 입구가 열려야만 응급진료센터로 진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발열환자 출입을 감시할 수 있는 열감지 시스템이, 외부 오염원을 막는 음압공조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CCTV와 발열감지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38도를 넘는 발열환자가 첫 번째 입구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문이 폐쇄된다. 환자를 완벽 분리해 혹시 모를 감염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환자들의 체온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기 위해 도보환자 출입구와 구급차 전용 출입구가 모니터링된다.

출입구 개폐는 자동시스템이지만 모니터요원이 계속 지켜보고, 안내방송도 한다. 안내요원이 해외여행 경험유무나 감염징후 사안을 문의한 후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별도의 출입구로 이동하도록 안내한다.

감염성 질환 의심환자를 위한 특수구역에는 국가기준에 부합하는 음압병실 2병상이 마련됐으며 모두 전실을 갖추고 있다. 응급진료센터 중환구역에서도 별도의 격실구조를 갖춰 원내 감염을 원천 봉쇄한다.

의료진은 별도의 공간에서 보호장구를 장착한 후 격리실에 진입할 수 있다. 격리실 내부에는 전실을 갖춘 음압병실 2병상이 마련돼 있는데 전실의 크기는 침대 하나가 들어갈 만큼 넓다. 또한 이중으로 설치된 출입문은 한 쪽이 닫혀야만 다른 한 쪽이 열리는 시스템이다. 감염예방을 위해 이중삼중 장치를 해놓은 것이다.

발열이 없다면 이중 입구를 지나 응급진료센터로 진입할 수 있다. 왼쪽에는 안내요원이 있고, 그 뒤쪽으로 소아구역 입구와 성인구역 입구가 보인다. 오른쪽에는 접수 및 수납처가 있고, 약사가 퇴원환자에게 복약지도를 하는 곳이 마련돼 있다. 맞은편에는 환자 보호자들이 대기하는 대기실이 있다. 대기실에는 대형 모니터 4개가 마련돼 있어 실시간으로 환자의 진료 및 처치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응급진료센터를 찾은 환자가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은 간호사다.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는 신속한 진료를 위해 전문간호사가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체계(Korean triage and acuity scale, KTAS)의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분류한다. 1등급이 가장 응급한 환자다.

1등급에서 3등급으로 판정받은 중증환자는 성인이라면 성인응급 구역인 블루존(Blue Zone), 소아라면 소아응급구역인 핑크존(Pink Zone)으로 배치된다. 4~5등급 환자의 경우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은 후, 재배치 받거나 간단한 수액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블루존 내부에 위치한 C구역으로 분산된다. 현재 환자분류실은 총 2곳에 마련돼 있다.

구급차를 타고 오는 환자들이 들어가는 입구도 따로 있다. 구급차를 타고 온 환자 역시 사전에 중증도를 확인하거나 전문 간호사가 중증도를 분류한 후 응급진료센터로 진입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사각형 스테이션 및 격벽 도입

성인중환자구역인 블루존(Blue Zone)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사각형으로 이뤄진 의료진 스테이션이다. 중앙에 사각형 의료진 공간이 있고 병상이 이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세브란스가 도입한 사각형 스테이션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도입한 형태지만 외국에선 많이 볼 수 있는 구조다.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의료진이 어느 위치에 있든지 환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방사형 평면공간이어서 환자 관찰을 위한 시야확보가 용이하며, 치료를 위한 동선이 짧다. 의료진이 고개만 돌리면 환자의 상태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응급진료센터 내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화면에는 현재 응급실에 환자가 몇 명이 있는지, 평균 체류시간이 얼마인지, 각 환자가 진료를 받았는지, 검사를 했는지, 입원 결정 여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각 환자별로 색깔과 깃발 표시로 누구든 한 눈에 환자의 상태나 치료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응급진료센터 박인철 소장은 “사각형 공간은 국내 병원 중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기존 응급실은 의료진 앞에 환자가 늘어서 있는 야전 치료실과 같은 형태”라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는 의료진이 머무는 공간을 사각형으로 설계했고 환자 병상 역시 의료진 공간을 둘러싼 형태다. 의료진은 어디서든 환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내부에 설치된 대형모니터를 통해 응급실 현황을 즉각 파악할 수 있다.

의료진이 머무는 스테이션 역시 공간을 확대했고, 책상과 의자의 높이도 기존보다 높였다. 자리에 앉아서도 언제든지 환자나 보호자와 눈을 마주칠 수 있다. 응급진료 병상 담당간호사를 확인할 수 있는 팻말도 부착돼 있다. 보호자가 담당 의료진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할 필요가 없다.

중증응급 환자를 치료하는 A구역에는 1인용 침상이 16개 배치됐다. 2인실로 구성된 B구역은 공간을 넓게 배치했다. 또한 각 병상마다 커튼이 아닌 벽으로 구역을 분리해 다른 환자의 처치장면을 보지 않도록 했으며, 기타 감염가능성도 낮췄다. A구역보다 경증인 환자들이 모인 B구역은 2인 1실을 기본으로 했지만 각 병상 간 간격이 넓다.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에서 눈여겨 볼 것은 바로 격벽이다. A구역과 B구역 사이에는 격벽이 설치돼 있다. 격벽은 공간과 공간을 분리하는데 쓰인다. 한쪽 구역에서 감염환자가 발생하거나 진료구역을 나눌 때 사용한다.

소아중환구역인 핑크존(Pink Zone) 역시 사각형 스테이션이 적용됐다. 소아중환구역엔 격리실을 포함해 도합 10개의 침상이 마련돼 있다. 특히 발열 등 감염우려가 있는 소아환자 대기실과 일반 처치 대기실을 분리했다. 관장실도 따로 마련돼 있다.

소아 환자의 상당부분은 관장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침대에서 처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에는 관장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또한 처치 시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이 많다보니 진료실 안쪽에 침대를 배치해 소리를 최소화했다.

오렌지존(Orange Zone)은 내부의 중환공간까지 들어와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환자들의 공간이다. 수액치료가 필요 없으며 앉아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대상이다. 오렌지존에는 접수 및 대기공간도 포함된다.

바뀐 응급진료센터 의료진·환자 만족도 높아
세브란스병원은 응급진료센터를 구축하는데 총 80억원 가량의 비용을 투입했다. 정부로부터 격리실 비용 일부와 이동형 음압텐트 한 개를 지원받았지만 격리실을 갖추는데만 상당한 비용이 들어갔다.

관상동맥 조영술(심도자술)을 할 수 있는 치료실도 응급진료센터 내에 마련했다. 이 시설을 설치하는 데만 10억원이 들었다. 응급환자의 경우 심폐소생술을 하며 본원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환자와 의료진의 동선을 최대한 분리해 응급진료센터 내부가 복잡하지 않도록 했으며, 응급실에 필요한 물자가 들어오는 통로 역시 주차장과 곧바로 연결되도록 했다. 보관실 역시 면적을 확대해 필요한 물품이 충분히 구비될 수 있도록 했다. 응급진료센터와 곧바로 연결되는 통로가 있기 때문에 진료에 필요한 물품을 보충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했다.

바뀐 응급진료센터에 의료진과 구급대원 등 관계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넓어진 공간과 경증, 중증환자를 분리해 진료구역을 나누면서 환자가 몰려도 실제로 중환자들이 머무는 공간은 복잡하지 않다는 게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의료진들의 피로도를 줄여야 환자들에게 양질의 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머무는 공간을 확대했다. 실제로 응급진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복잡하지 않다는 점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응급의학과 범진호 조교수는 “대형모니터로 환자를 확인할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넓어진 공간 때문에 진료 시 의료진이 서로 부딪히는 등 겹치는 공간이 확실히 줄어 번잡하지 않다"며 "진료에도 훨씬 더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넓어진 병상 간 간격 때문에 감염률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혜선 기자 lhs@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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