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학회, 기자간담회 열고 효율적 통증관리 위해 마취과 전문의와의 협진 필요성 강조

호스피스와 완화의료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통증학회 조대현 회장

대한통증학회는 지난 1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에서 열린 학술대회 중 기자간담회를 열고, 암성 통증 등의 통증 관리를 위해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협진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통증학회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한 일부 병원에서는 호스피스를 위해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마취통증의학과 간 협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 문제 등으로 협진 체계를 구축하지 않거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빠져 있는 병원들이 대부분이다.

통증학회 전영훈 기획이사는 “모든 과에서 말기 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참여가 인정·보장되지 않을 경우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병원에서 굳이 나서 활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증학회 조대현 회장은 "환자의 통증 범위가 국소적일 경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적절한 중재적 치료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신경차단술에 대한 무지와 거부감으로 인해 전신마취 진통제가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과거에 비해 진통제의 종류와 투약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의사들이)진통제를 쉽게 사용하는 경향이 생겼다”며 “그러나 국소적으로 아픈 것은 신경차단술 등의 방식으로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위암 환자의 경우 상복부 통증을 특히 호소하는데, 이 경우 온 몸에 적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를 투약하는 것보다 신경차단술을 활용하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다만 조 회장은 “신경차단술의 경우 질 관리가 된 전문가에 의해 이뤄져야 안전성을 확보하고 보험재정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며 “현재 통증학회는 신경차단술의 적절한 응용을 위해 고위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증학회는 이날 전공의 수련과정의 개편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령화에 따라 만성 통증 관리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지만, 전공의 수련은 주로 수술을 위한 마취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영훈 이사는 “수련병원에서는 수술에 대한 요구사항이 높기 때문에 (전공의 수련이) 마취에 치중되는 모습”이라며 “4년이라는 전공의 수련 기간 동안 외래에서 만성통증 치료를 하는 기간은 짧게는 3개월, 길어야 8개월인데 이 정도로는 (전공의들이) 외래환자를 보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이사는 “이에 따라 학회에서는 자구책으로 고위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현실에 맞게 만성통증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수련기간 확대 등을 대한마취통증학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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