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병원협, 일반병상 의무비율 조정·경피용 BCG NIP 채택 등 청원

소아청소년과 병원의 일반병상 확보비율 규정을 낮춰 1인실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일반병상 의무 규정과 병상 간 이격거리 1.5m로는 병원 내 감염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게 이유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 김광수·천정배 의원,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일반병상 의무비율 조정 ▲경피용 BCG정식 NIP 채택 ▲수두 NIP 2회 접종으로 확대 등 3가지에 대한 입법 청원서를 제출했다.

먼저 아동병원협회는 환아들의 질병예방 및 원내 감염의 감소를 위해 아동병원의 일반병상 확보 비율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의료기관의 일반병상 비율은 종합병원 50%, 상급종합병원 70%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정으로 일선 아동병원에는 1인실이 부족해 입원대기를 하다가 질병이 악화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아동들의 경우 부모들이 감염 등의 우려로 일반병실 입원을 꺼리기 때문에 부족한 1인실에 입원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대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한아동병원협회 박양동 회장

박양동 회장은 “소청과 입원 환자는 90% 이상이 폐렴, 장염, 바이러스 원인균에 의한 고열질환으로 전염력이 매우 높다”면서 “하지만 병상간 이격거리 1.5m확보 규정은 성인환자에게나 효과가 있지 영유아에게는 큰 효과가 있지 않다. 또 현재 입원실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3차 병원은 1인실 공급이 부족해 아이들의 병이 악화돼 이환기간이 길어지고 의료비상승, 휴유장애 발생, 회복기 연장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산부인과는 의원과 병원에 대해서는 1인실 예외규정을 두는 것과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면서 “실질적으로 의료 수요는 1인실에 집중되고 있지만 규제 때문에 2인실 이상 병실은 비어있고 꼭 필요한 병상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동병원협회는 병원급 의료기관 중 아동병원은 일반병상을 총 병상의 10% 이상 확보토록 한 규정을 수정, 1인실 병상을 전체 90%까지 확대하는 규정을 만들어 달라고 청원했다.

경피용 BCG도 정식 NIP에 포함해야

또한 결핵 예방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에 피내용 BCG뿐만 아니라 경피용 BCG까지 포함해 줄 것도 요구했다.

아동병원협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다제내성 결핵 환자는 2016년 852명으로 전년대비 8.3%가 증가했으며, 잠복결핵 환자는 국민 3명 중 1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1세 미만 영아의 경우에는 잠복결핵균에 감염되면 중증 결핵으로 발병할 위험이 매우 높은 만큼 잦은 품절과 수급불안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피내용 BCG의 한계를 개선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정부는 피내용 BCG가 부족하면 경피용 BCG를 임시사업으로 시행하거나 허가 자료가 불충분한 다른 피내용 BCG를 수입해 보건소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환자 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정기적인 접종을 위해 수년간 요구돼 온 경피용BCG를 정식 NIP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피용 BCG를 정식으로 포함한다고 해도 신생아 35만명을 기준으로 신생아 절반이 접종하면 총 113억5,000만원, 100%를 경피용으로 접종하면 183억2,500만원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규모는 전체 15개 질환별 영유아 NIP 총예산 중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것으로, 출생아 수 감소에 따른 NIP예산 감소액을 감안하면 충분히 충당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박양동 회장은 “지속적이고 원활한 접종을 위해 BCG도 자궁경부암백신, 폐렴백신, 일본뇌염백신 등 다른 백신처럼 NIP에 병용 채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보장성 강화라는 국가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수두 예방접종 1회에서 2회로 늘려야

아울러 수두 예방접종도 현행 1회가 아닌 2회로 확대 적용해 줄 것을 촉구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수두는 2016년 5만4,060명에게서 보고돼 2015년 4만6,330명에 비해 16.7%가 증가했다. 수두는 9세 이하 환자가 전체 79.9%인 질환으로 관리가 중요하다.

이에 미국은 1995년 수두백신 도입 이후 2006년부터 수두 2회 접종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2005년 국가접종 1회로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도 1회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양동 회장은 “과거 수두는 소아에서 1주면 낫는 가벼운 병으로 간주했지만, 최근 항암치료나 면역억제제치료를 받는 대상이나 임산부의 수두감염의 치명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국내에서도 수두 2회 접종을 기본접종으로 채택해야 수많은 수두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홍역풍진볼거리(MMR)접종을 기본 1회로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홍역이 창궐해 소청과전문의들을 총동원해 접종 대상을 확대해 홍역을 잡고, 접종 횟수도 2회로 늘린 바 있다”면서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도 수두 2회 접종을 국가기본접종 기준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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