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급여 요구 국민청원 30여건…면역항암제 오프라벨 사용 요구도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 치료제 비용 부담으로 인해 보험급여 등을 요구하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2018년 1월 현재 국민청원 페이지에 치료제 급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은 30여 건. 대부분 생명을 위협하는 고통뿐 아니라 치료제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치료 혜택을 보장해달라는 내용이다.

한 환자는 지난 연말 ‘2018년 하반기에 출시하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픽센트 보험 적용’이라는 제목의 청원을 제안했다.

올해 출시를 앞둔 성인 중증 아토피피부염 신약 사노피 젠자임 듀픽센트(성분명 두필루맙)가 임상시험에서 상당히 뛰어난 결과를 보여줬다며, 하루하루를 괴롭게 살아가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가격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험 적용을 해달라는 것이 해당 청원의 골자다.

청원에 참여한 환자들은 댓글을 통해 “성인 아토피 치료에는 이렇다 할 약이 없었는데, 좋은 치료제에 보험 혜택을 적용한다면 한국의 수많은 아토피 환우들이 도움 받을 수 있을 것”, “10년간 군대도 가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중증 아토피를 겪으며 대인기피증도 생기고 있다”, “아토피 환자들이 대인기피, 우울증 등으로 사회활동을 기피하는 것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도 무시 못할 것” 등 중증 아토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청원에 동조했다. 지금까지 청원에 참여한 사람은 430여명이다.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듀픽센트는 국소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국소치료가 불가능한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제다.

암 환자들도 청와대 국민청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환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한국화이자의 입랜스가 11월 6일부로 보험적용이 됐지만 제한적으로 적용돼 대부분의 환자가 고액의 치료 약값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을 확대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입랜스는 최초의 세포주기파단억제 계열 약물로, 국내에선 폐경 후 여성의 일차내분비요법으로 레트로졸(letrozole) 병용 또는 내분비 요법 후에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게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 병용요법으로 시판승인을 받았다. 입랜스의 보험 확대를 요청한 청원에는 총 915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보험급여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폐암치료제 타그리소는 작년 8월부터 11월까지 총 5건의 급여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당시 총 724명이 해당 청원에 참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급여협상 타결이 발표된 11월 이후에도 한 달간 급여 기준 확대를 요구하는 청원이 13건이나 이어졌다. 타그리소는 12월 5일부터 ‘이전에 EGFR-TKI 4 투여 후 질병 진행이 확인된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급여가 적용된다.

면역항암제 사용 일반원칙과 비소세포폐암의 급여 고시 확정안 발표 후, 이에 반발하는 환자들도 국민청원을 통해 개선을 호소했다.

발표 후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일부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대신 기존에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해보려는 암환자들은 사용 일반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투약을 거절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심평원을 강하게 비판한 해당 청원에는 4,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면역항암카페, 한국흑생종환우회(KMPG), 전이성유방암환우회(HPBCF)는 면역항암제의 오프라벨 처방을 요구하는 청원을 추가 게시했다.

해당 단체들은 기존 항암치료에 실패 후 더 이상 치료 옵션이 없는 다양한 암종의 환우들이 중소형 병원에서 자기 돈을 들여도 면역항암제를 처방 받을 수 없게 됐다며, 면역항암제 단독 및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다학제 위원회 심의 및 허가초과 사전승인 절차’를 폐지하고 사용 신고 및 사후 보고만 하도록 관련 법규와 고시 개정을 촉구했다. 이 청원에도 479명이 참여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