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들 "병원 한 켠에 쌓인 선물에 괴리감"…일각선 "자정 안하면 또 리베이트 칼바람" 우려

사진은 기사와 무관

한국판 선샤인액트인 '경제적 이익제공 지출보고서'가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제약업계 안팍에선 빈손 영업이 정착하기엔 갈길이 멀었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대다수의 제약사들이 명절 선물 지급을 공식적으로 차단했지만, 명절을 앞두고 선물 보따리를 들고 다니는 영업사원들을 보는 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가 만난 다국적 제약사 영업사원 A씨는 "명절을 맞이해 인사차 거래처를 방문, 가볍게 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나오는 길에 금색 보자기에 포장된 선물을 들고 입장하는 타사 영업사원을 목격했다"며 "빈손으로 다닌 본인이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 B씨도 "모 제약사가 거래 병원 간호사까지 명절선물을 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회사에서 판촉으로 나온 식용유를 손에 들고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과 경제적 이익제공 지출보고서 의무화 시행에도 일부 영업사원들의 과도한 명절선물로 영업사원간 괴리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B씨는 "내용물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명절 빈손 영업을 하는 회사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1만원 이하 판촉물 정도가 전부인 회사의 영업사원들은 방문 자체가 머쓱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명절 선물에 관한 내용은 지속적으로 발견된다

이에 일부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타사의 명절 선물 지급 현황을 파악하고, 거래처 규모별 선물 차등 지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사 영업사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보이는 선물이 다가 아니며, 음지에서 과한 선물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명절 전 택배 또는 택배창고에 선물을 맡기거나, 신뢰관계가 형성된 경우에는 차키를 받아 트렁크에 알아서 옮겨주는 경우 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영업사원들 사이에선 자정 촉구 목소리도 나온다.

선물 문화가 부활하는 경우 리베이트 칼바람이 다시 업계 전체에 불 수 있기 때문이다.

모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은 "아직은 (빈손 영업이) 갈길이 먼 것 같다"며 "안주고 안받는 명절문화가 빨리 정착돼야 한다.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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