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일산병원, 초발정신질환 치료 현황 및 보장 확대 필요성 연구결과 공개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초기 치료를 강화하기 위해 치료프로그램을 표준화해 의료기관에 보급하고 관련 수가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소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초발 정신질환 치료 현황 및 보장 확대 필요성'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2006년과 2007년까지 최초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F20~F29(단 F21 제외) 코드를 주상병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된 환자 2만8,0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진료코드별 청구현황은 '조현병(F20)' 환자가 1만6,239명(남자 2,230명, 여자 8,509명)으로, 전체 환자의 58%를 차지했다.

이어 '상세불명의 비기질적 정신병(F29)'이 3,558명, '망상장애(F22)'가 3,251명, '급성일과성 정신병적 장애(F23)'가 2,950명 순으로 나타났다.

최초 상병코드로 내원했을 때 입원과 외래로 구분해보면, 외래환자가 전체 73%이며 입원이 27%였다. 그중 외래는 73%가 '조현병'이었고 입원도 조현병이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고, 이들의 60%가 조현병 코드로 진료를 받았다.

연령이 낮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급성일과성 정신병적 장애'와 '상세불명의 비기질적 장애' 코드가 많았으나 나이가 많아질수록 '망상장애'의 빈도가 증가하는 반면 '급성일과성 정신병적 장애'는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는 조현병의 호발연령이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병원 종별로는 전체 2만8,095건 중에서 보건기관이 38%로 초발정신질환 코드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병원이 26%, 종합병원이 21%, 상급종합병원이 14%로, 의원에서 초발정신질환 진단이 이뤄지는 경우는 미미했다.

이처럼 젊은 연령에서 초기정신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비해 적정한 치료 증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아 질환 악화 및 의료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신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 중에서 약물순응도를 측정한 결과, 연령이 낮을수록 약물순응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한국에서 정신병적 증상이 있으면 취업에 제한이 된다는 인식이 많아 치료를 꺼리고 있는 모습일 수 있다"면서 "소득수준 및 연령대별로 약물 순응도가 80%를 넘는 환자의 비율은 저소득의 젊은 환자 일수록 낮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약물 순응도가 낮을 경우, 평균 진료횟수가 늘어나고, 입원횟수도 증가하는 추이가 실제로 확인됐다.

이에 연구진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제공되고 있는 초기정신증 또는 정신증 고위험군 대상자에 대한 특별 관리프로그램을 학회 중심으로 표준화된 프로그램으로 개발해 병원급이나 의원급에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발 정신증 환자가 많이 입원해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에 이같은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건강보험 수가를 지원하거나 대규모 연구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연구진은 "초발 정신증을 겪는 청년층에 대한 치료와 개입에 대한 관점이 크게 달라져야 한다"면서 "초기 치료 순응도를 증가시켜야 전체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의료기관의 통합개입 프로그램 보급과 수가개발 및 재원 마련 뿐만 아니라 직업재활, 기능회복 등 심리사회적 지원을 담당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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