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의료질평가 설명회 개최..."경력간호사 기준 '3년 이상', 구인난 심화시킬 것"

7,000억원의 인센티브가 달려있는 의료질평가에서도 의료기관 내 간호사 처우에 대한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내년도 평가부터 병원 내 경력간호사의 비율을 평가지표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일선 병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3일 가톨릭대 성의회관에서 ‘2018년도 의료질평가 설명회’를 개최하고 올해 평가에 대한 지표 이외에도 2019년도 2020년도 평가지표도 일부 공개했다.

이날 설명회는 800여석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의료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의료질평가지원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전향적 평가로 전환하기 위한 지표도 공개되기 때문이다.

전향적 평가란 평가지표를 미리 공개해주고 향후 발생된 지표값을 통해 평가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에 이날 설명회에서는 올해 평가자료 제출방법보다 향후 평가지표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고 지표값을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입원환자당 간호사수다. 2019년부터는 해당 의료기관 3년 이상 경력 간호사의 비율을 결과값에 반영하기로 하면서 인력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A병원 관계자는 “3년 이상이라는 간호사 경력이 해당 병원 내에서의 경력을 의미하는지, 타 병원의 경력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심평원 관계자는 “동일 의료기관 내에서의 3년 이상 경력을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설명회 참석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업무 효율을 위해 경력간호사를 모집하고 있지만, 이같은 평가지표가 도입되면 경력간호사 모집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참석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한병원협회 등과 논의해 지표값 수정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심평원은 “동일의료기관 내 경력을 반영하는 것은 병원 내 간호사의 대우에 대한 지표”라며 “한 병원에 오래 근무한다는 것은 그 병원이 인력 관리에 더 신경을 쓴다는 의미가 된다. 일선 병원에서 (간호사의)평균 경력이 5년이라고 했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됐을 것을 감안해 위원회에서 경력 기준을 3년으로 낮췄다. 비율 또한 100% 반영하는 것이 아닌 입원환자수와 연계해 2019년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간호사의 태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평가에도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장치를 둬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B병원 관계자는 “2019년도 신규지표에 ‘전공의 의견 및 건의사항 처리 이행 여부’가 있는데 간호사에 대한 지표도 의료질과 환자안전 영역에 포함시켜 달라”면서 “간호사의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이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간호사 자살건으로 태움시 면허정지를 한다는 기사를 봤다. 그러나 태움은 사람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닌 만큼 시스템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맞다”면서도 “정책적으로 제도가 먼저 시행되고 평가는 이후에 진행된다. 교육수련환경은 평가위원회가 있어서 평가지표에도 반영할 수 있었다. 간호사도 필요성이 있는 만큼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수단도 함께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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