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보건의료 주체 참여한 '혁신형 실험실' 도입 주장

헬스케어 분야에서 공급자 중심의 제품·서비스 개발 형식을 탈피하기 위해선 개방형 혁신모델인 리빙랩(Living Lab)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리빙랩은 특정 공간이나 지역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 등을 실험하는 방법론으로, ‘살아있는 실험실’, ‘일상생활 실험실’, ‘사용자 참여형 혁신공간’ 등으로도 불린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노인·환자 등의 의료분야 주체가 적극 참여해 실제 생활공간 기반으로 반복적 평가 및 피드백을 거칠 수 있는 실험·실증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빙랩을 보건의료 분야에 적용한 사례로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고령자와 산모 등을 대상으로 한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는 '벨기에 왈로니아 건강 리빙랩(Walloniae-health Living Lab, WELL)' 등이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성지은·한규영 연구원은 보건산업진흥원 전문가 리포트에 최근 게재한 보고서(보건의료 리빙랩 사례 연구)를 통해 "보건의료 분야에서 리빙랩을 적용하기 위해선 보건의료 정책 및 기술개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원은 "보건의료가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환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맞춤형 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기 시작했지만, 보건의료 분야는 여전히 단편적인 기술개발과 법제도 미비 등으로 산업육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용자 주도형 혁신 모델인 리빙랩이 보건의료 분야에서 사용자 수요를 도출하고 실제 행태를 분석하기 위해 활용되기 시작했다"며 "이는 기존 기술 공급자 중심의 보건의료 산업 육성에 대한 한계를 넘어 최종 보건의료 주체 및 현장중심으로 전환이 이뤄질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자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보건의료 분야에 리빙랩을 적용하기 위해선 정부 주도 하향식 정책 추진·기술 공급자 중심 기술개발에서 최종 환자를 염두에 둔 생활현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연구개발 과제에 있어서도 이를 위한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연구원은 "정부와 민간기업을 비롯해 최종 수요자의 협력하에 리빙랩을 진행하면 관련 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지역문제 해결 및 커뮤니티 형성 등 다양한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리빙랩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공익성을 지닌 똑똑한 최종 사용자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현장지향성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팀 구성과 운영이 필요하다"며 "리빙랩을 활용해 보건의료 분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경우엔 일반시민을 포함한 과학기술자, 의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리빙랩을 통해 보건의료 기술이나 제품에 관한 실용성·안전성에 대한 검증과 함께 이를 실제 사용하는 사용자 및 현장에 대한 이해도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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