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청희 급여상임이사 “정치적 목적으로 협상 이용, 전체 회원 동의 받았나”

2019년도 요양급여비(수가)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한의사협회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화를 하겠다며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면서 동시에 집회를 열고 정부를 압박하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총대는 의협 상근부회장을 지낸 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가 멨다. 강 이사는 지난 21일 서울 당산동 공단영등포남부지사에서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와 1차 수가협상을 가진 뒤 기자브리핑을 열고 의협 집행부가 수가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가협상 과정에서 공단 수가협상단장이 기자브리핑을 갖는 건 이례적으로, 전날(20일) 열린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 영향을 미쳤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21일 서울 당산동 공단영등포남부지사에서 기자브리핑을 갖고 대한의사협회가 수가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 이사는 “투쟁을 무기로, 국민안전을 볼모로 하는 협상 자세를 견지하면 건설적 협상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타협에도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궐기대회에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참여하자 의협 집행부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 이사는 “현 의협 집행부의 주장이 과연 의사 사회 전체의 인식과 판단을 대변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협상을 이용하는 게 회원 전체의 동의를 받거나 이익에 부합하는 건지 공감이 어렵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국민 건강권을 강화하는 보장성 확대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는 국민 정서와 너무 동떨어져 있으며 그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도 않는다”며 “대다수 의사가 원하는 적정수가를 위해서는 국민에게 적정부담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안을 위한 의료계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는 “한 쪽에서는 시위를 하고 수가협상 자리에 와서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한다. 본인들은 강온전략을 쓰는 거라고 이야기 하겠지만 협상 파트너로서 볼 때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수가협상 만큼은 성실한 자세로 임해줬으면 한다”고도 했다.

강 이사는 이어 적정 수가 보장은 5년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원가 조사 등 공동 연구를 진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강 이사는 “적정수가로 가는 향후 5년간의 계획과 로드맵은 공급자인 의사들의 협조하에 함께 가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수가협상 한 번으로 좌지우지될 사항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 이사는 “의료전달체계 개편도 결국 의료계의 반대로 무산된 마당에 불균형과 형평성을 바로 잡지 못한 환산지수만으로 수가 조정을 한다면, 왜곡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며 “향후 5년간 의료계와 함께 적정수가 체계 마련을 위한 공동노력을 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정책적으로 공조해야 한다. 공동연구를 하거나 제안을 받는 것도 좋다. 의협의 힘을 빌려 원가 조사를 하는 것도 좋다”며 “정치적인 퍼포먼스에 너무 치중하다보면 얻어갈 수 있는 것도 못 얻어갈 수 있다. 안타깝다”고도 했다.

한편, 공단은 지난해 4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라 제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에 들어간 건강보험 재정 중 일부를 2019년도 수가협상에서 차감한다고 밝혔다. 차감되는 환산지수는 병원급 0.12%, 의원급 0.23%다.

강 이사는 “기존 결정사항이므로 적용한 다음 수가 논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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