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목적으로 협상 이용말라”는 공단 지적에 “의협에 대한 모욕적 언사” 맞불

2019년도 요양급여비(수가)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지난 21일 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서울 당산동 공단영등포남부지사에서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와 1차 수가협상을 마친 뒤 기자브리핑을 열고 의협 집행부가 수가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강 이사는 “현 의협 집행부의 주장이 과연 의사 사회 전체의 인식과 판단을 대변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협상을 이용하는 게 회원 전체의 동의를 받거나 이익에 부합하는 건지 공감이 어렵다”고 말했다.

공단이 대화를 하겠다면서 동시에 집회를 열고 정부를 압박하는 의협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이번에는 의협이 “협회에 대한 모욕적 언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사진왼쪽) 의협 정성균 기회이사, 방상혁 부회장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23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모든 의사들은 의협의 회원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강 이사의 발언은) 협회에 대한 모욕적 언사”라고 비판했다.

방 부회장은 “수가는 국민을 위한 안전한 의료를 위해 쓰이는 재원으로 단순한 의사의 수입이 아니라 함께 근무하는 모든 병원 식구들의 생활터전과도 관련이 있다”면서 “우리는 단 한 번도 (수가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을 가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방 부회장은 “앞서 여러 차례 말했듯이 병협이 병원급을 대신해 수가협상을 하는 것이고 의원급을 대표할 만한 곳이 없어 의협이 하고 있다”면서 “바람직한 방향은 의원급을 대표할만한 단체가 의원급 수가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적정 수가를 위한 원가 공동 연구 제안에 대해선 “의협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정부와 가까운 연구기관과 의료기관에서 (원가에 못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객관적 평가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전문화된 의료행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재평가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방 부회장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제1차 의정실무협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방 부회장은 “1차 회의 때는 회의 의제와 진행 횟수, 방법 등에 대해 의견 교환이 진행되고 2차 회의 때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며 “복지부에 예전처럼 모든 논의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 일단 협상 가능한 부분부터 하나씩 의제를 내고 거기에 대해 결론을 도출하자는 방향을 제안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 25일에 구체적으로 정해질 것 같다”고 했다.

방 부회장은 지난 20일 진행된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방 부회장은 “이번 궐기대회는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것이지 수가 인상을 위한 행사가 아니었다”면서 “앞으로도 협회가 우리 의료의 문제점을 알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겠다”고 했다.

‘집회에 일부 우익단체가 참여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발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온 분들로 과거에 어떤 일을 한 분들인지는 알지 못했다”면서 “꼼꼼하게 체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집행부가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는 세심히 체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대집 회장은 과거에 정치적인 신념과 상관없이 의협 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는 어떠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13만 회원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회장에 대해 자꾸 과거 프레임을 연결시키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궐기대회 참석 인원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의협은 궐기대회 직후 참여 인원을 5만1,000명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경찰이 추산한 수치는 7,000여명으로 의협 발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는 “궐기대회에 참석했던 각 지역의사회와 여러 산하 단체들에게 참석 회원 수를 의뢰를 해서 집계한 숫자가 5만1,000명이었다”며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참여했던 인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집회가 5시간 정도 진행됐는데 중간 중간 참여했다가 빠진 인원도 상당히 많았다”면서 “오후 3시 반경 (참여)인원이 가장 많았다. (참석자들의)밀도가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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