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소요재정 결정 후 구체적 수치 오가면서 분위기 ‘험악’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 간 2019년도 요양급여비(수가) 계약을 위한 3차 협상이 험악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공단 측이 제시한 수가인상률이 공급자단체의 예상보다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공단은 28일 오전 서울 당산동 공단영등포남부지사(스마트워크센터)에서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와 연이어 3차 수가협상을 가졌다. 이날 오후에는 대한병원협회와 3차 협상을 한다.

3차 협상은 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수가 인상에 필요한 추가소요재정(밴드)을 결정한 후여서 구체적인 수치가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관련 기사: 공급자단체 기대감 부풀어 있지만 가져갈 ‘파이’ 크지 않다).

약사회와 한의협은 공단 측이 제시한 수가인상률이 너무 낮다며 추가소요재정을 더 늘려야 한다고 반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은 28일 서울 당산동 공단영등포남부지사에서 3차 수가협상을 가졌다.

15분만에 회의장 나온 약사회 "추가소요재정 너무 보수적"

공급자단체 중 가장 먼저 공단과 3차 협상에 들어간 약사회는 회의를 시작한 지 15분여 만에 나왔다. 약사회는 공단 측이 제시한 수치가 너무 낮아 이대로는 협상 자체가 의미 없다고 했다.

약사회 조양연 보험위원장은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단 수가협상단과) 상호 수치(수가인상률)를 교환했는데 그 차이가 너무 심하다. 어려운 약국 상황을 설명하고 수가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전혀 안됐다”며 “이런 상태로 수가협상을 진행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재정운영소위에서 어려운 약국 상황을 (추가소요재정에) 반영해서 4차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적정 수가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는데 너무 보수적으로 밴딩(추가소요재정)이 나왔다”고도 했다.

조 위원장은 “공단 측으로부터 재정운영소위 분위기가 상당히 무겁다는 간접적인 설명은 들었다. 공단이 공급자의 어려운 부분을 충분히 설명했지만 가입자 측 시각과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며 “너무 큰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이번 협상은 약국뿐만 아니라 전 유형에 걸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는 수가협상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 오후 4시 30분부터 공단과 4차 협상을 갖는다.

한의협 “공단, 작년보다 낮은 수치 제시…문케어 반대하는 의협에만 페널티줘야”

협상 분위기는 한의협도 비슷했다. 한의협은 공단 측이 제시한 수치가 지난해보다 낮다며 “이 정도 수준이라면 4차 협상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했다. 한의협은 4차 협상 일정도 잡지 않은 채 회의 시작 30분 만에 나왔다.

한의협 김경호 보험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공단이 제시한 수치가 너무 낮다며 “차이가 크다는 정도로 표현이 안된다. 하늘과 땅 차이”라며 “공단이 우리에게 제시한 수치는 작년보다 낮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공단 입장에서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터무니없는 밴딩을 받았다고 말하는 걸로 봐서 많이 낮은 것 같다”며 “재정운영소위에서 문재인 케어 등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반대하는 의협이 집회까지 하는 마당에 더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는데, 그렇다면 문케어에 찬성하는 쪽에는 더 많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의협이 의료공급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열심히 제도에 협조하고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유형에 대해서도 똑같이 취급할 거면 단일 유형으로 협상을 하지 왜 유형을 나눠서 협상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의협이 문제라면 그쪽에 페널티를 줘야지 왜 다른 유형에도 페널티를 주느냐”며 “작은 단체 입장에서는 앞으로 공급자단체 전체와 함께 정부와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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