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회장 “실망을 넘어 절망감 느낀다”…긴급대책위 열고 협상전략 모색

문재인 케어 저지를 부르짖는 대한의사협회와 달리 지속되는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우호적 입장을 취해왔던 병원계가 드디어 폭발했다.

2019년도 요양급여비(수가)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이 한계에 다다른 병원들의 원가보전 수준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치였기 때문이다.

수가협상 마지막 날인 오늘(31일) 병원계에 적정한 수가인상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문재인 케어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30일 수가협상 관련 긴급대책위원회를 열고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3차 협상에서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병협은 이같은 협상기조로는 의료왜곡 및 의료 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이날 임영진 회장은 “보장성 강화와 제도 및 대내외 의료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병원경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같은 수가협상 태도에 실망을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최근 보건복지부와 공단에서 ‘적정수가와 수가협상은 별개 문제’라고 밝힌 것에 대해 “이미 문재인 케어는 추진 중에 있으며 내년도 수가를 정하는 이번 수가협상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면서 “문재인 케어 시행, 병원의 진료비 증가율 둔화, 각종 제도변화 등 병원의 환산지수를 인상할 명분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여러 차례 강조했던 적정수가 개념인 ‘원가+알파’를 이번 수가협상부터 시행해 의료공급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단이 작은 것을 위해 큰 것 놓치는 ‘소탐대실’의 누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임영진 회장은 특히 “회원병원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수가협상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병원계에 적정한 수가인상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정부 정책 추진에 기존과 같은 입장을 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불만스럽지만 그동안 정부 정책에 협조해왔던 병협으로서는 이번 수가협상에서 공단이 원가보상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문재인 케어 등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긴급대책위에 참석한 병원장들도 “수십년간 지속된 현실성 없는 저수가 체계와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는 정책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며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구축하지 않고 더 이상의 희생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지지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병협 수가협상단장을 맡고 있는 박용주 상근부회장은 28일 서울 당산동 공단영등포남부지사(스마트워크센터)에서 3차 수가협상을 마치고 난 뒤 “너무 실망스럽다. 상호 수치를 이야기했는데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며 “지난해보다 진전된 게 없다. 그래서 실망이 더 크다”고 토로한 바 있다.(관련기사 : “너무 실망스럽다” 낮은 수가인상률에 참담한 병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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