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조정 신청에 대해 비난할 생각 없어…다만 치료나 진료에 차질 없도록 해놓고 협상해야”

프랑스 제약사 게르베코리아가 간암 치료제 리피오돌의 약가 인상을 요구하자,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제약사의 횡포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리피오돌은 간암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시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되는 유일한 의약품으로 게르베코리아는 현재 5만2,560원인 약가를 26만2,800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관련 기사 : 약가협상 난항으로 공급부족 초래 위기 놓인 '리피오돌').

이에 환자단체는 4일 성명을 내고 “게르베코리아가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수입까지 중단돼 현재 죽음과 사투하고 있는 해당 환자들의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와 제약사는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라”고 주장했다.

환자단체는 “문제는 게르베가 국민보험심사평가원에 요구한 약값이 기존 약값의 5배나 되고 수입마저 중단돼 ‘리피오돌’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지난 두 달 동안 의료현장에서는 ‘리피오돌’ 재고분으로 환자를 치료해 왔으나 최근 재고분마저 바닥 나 당장 환자 치료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설명했다.

환자단체는 “다행히 게르베코리아가 5월 말 ‘리피오돌’ 수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합리적 가격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이라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며 “이는 심평원과의 약가조정이 결렬되면 언제든지 공급 부족으로 환자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환자단체는 “​​​게르베코리아가 심평원을 상대로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약가조정 신청을 한 것 그 자체에 대해 비난할 생각은 없다”며 “그러나 게르베코리아가 전세계적인 공급 부족 상황을 이유로 리피오돌 수입을 중단한 상태에서 약가조정을 하는 것은 제약사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비인도적 처사”라고 꼬집었다.

환자단체는 “적어도 의료현장에서 간암 환자 치료에 차질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놓은 후에 심평원과 약가조정을 해야 한다”며 “간암 환자들을 벼랑 끝에 세워두고 리피오돌 약값을 5배 인상해 달라며 심평원과 보건복지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는 전형적인 독점 제약사의 갑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환자단체는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제약사의 약값 인상 폐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 차원 제도적, 입법적 조치가 진행돼야 한다”며 “또 심평원과 게르베는 환자의 생명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신속히 약가조정을 마무리해 환자들이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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