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환자 중 혈우병B 30% 불과…환자 600명 모집 난항

샤이어가 국내 공급하고 있는 혈우병B 치료제 릭수비스주 재심사 등록환자 기준이 50명으로 조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릭수비스주 재심사 증례수 조정을 위해 지난 3월 28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8일 식약처가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릭수비스주 재심사 증례수 조정 ▲국내 혈액응고인자제제 재심사 증례수 조정의 타당성이 심의안건으로 올라왔다.

의약품 재심사는 신약 및 개량신약 등을 대상으로 허가일로부터 4년 내지 6년간 시판 후 약물사용에 따른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를 수집·평가하는 제도다. 신약의 경우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자료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은 신약 3,000례, 개량신약 등은 600례다.

릭수비스주는 혈우병 종류 중에서 혈액응고인자 B가 결핍된 환자를 위한 치료제다. 지난 2016년부터 국내에 공급되고 있다.

릭수비스주는 600례가 필요한 개량신약이지만 혈우병환자가 드문데다 혈우병B는 전체 혈우병 중 약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재심사를 위한 환자 등록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샤이어는 올해 3월 28일 기준으로 재심사 등록 환자 45명을 확보하고 식약처에 재심사 증례수를 600이 아닌 50으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릭수비스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8.3%로 기존에 베네픽스를 사용하는 환자 중 릭수비스로 바꿀 환자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50명으로 증례수를 조정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중앙약심 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도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혈우병제제는 고가 약제로 과다 사용 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삭감하는 사례도 발생해서 대학병원에서도 치료를 하지 않는 곳이 많다”며 “특히 선천성 질환이기 때문에 획기적으로 새로운 약이 아니고 릭수비스주 같은 Recombinant(재조합)제제라면 약 전환이 어렵다. 이 정도 모집도 성과라고 생각된다”면서 샤이어 측의 손을 들기도 했다.

다른 위원들 역시 600명의 환자를 등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실제 환자 등록 기간이 6월인 것을 감안해 ‘50명 이상’ 또는 ‘최소 50명’을 모집하도록 단서를 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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