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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연명의료의향서 썼지만 연명의료 중단 못한다?

기사승인 2018.06.09  06: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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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허대석 교수 “윤리위 설치 기관만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현장 혼란”

#1. 암 환자 A씨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지만 현재 연명의료를 받고 있다. 입원해 있던 요양병원은 연명의료 정보 처리시스템에 접속해서 A씨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에게 심정지가 오자 요양병원 측은 CPR(심폐소생술)을 하고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2. 말기암 환자인 B씨는 호스피스·완화의료를 받기 위해 요양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요양병원 측에서는 B씨에게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해 와야 입원할 수 있다고 했다. B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다니던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서울대병원 윤리위원장인 허대석 교수는 지난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년도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봄학술대회’에 참석해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되고 시행됐지만 현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진다”며 이같은 사례를 공개했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는 지난 8일 '2018년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봄학술대회'에 참석해 '새로운 임종문화'에 대해 발표했다.

허 교수는 “우리는 임종이 임박한 환자를 두고 뭔가 끊임없이 하는 의료집착 현상이 심각하다”며 “우여곡절 끝에 연명의료결정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한 명만 기권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다 찬성했는데 법을 이해하고 찬성표를 던졌는지 모르겠다. 내가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무의미한 연명의료에는 90%가 반대하지만 10~20%만 법정 서식(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을 작성한다”며 “법은 좋은 취지로 제정됐지만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입법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 교수는 “연명의료 정보 처리시스템은 윤리위를 설치한 기관만 접속할 수 있다. 5월 28일 기준 전국 의료기관 중 4.3%인 142개소만 시스템에 접속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환자인지 확인할 수 있다”며 “자신이 쓴 연명의료계획서 등을 확인해서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 가지 않으면 헛수고가 되는 셈”이라고 했다.

허 교수는 또 “세계 어느 나라도 말기와 임종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를 나눠서 제도를 복잡하게 해 놨다. 말기 환자의 경우 의사가 CPR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보편적 가치”라며 “우리는 모든 걸 자기결정권으로 해석하려고 해서 복잡해졌다. ‘환자 입장에서 무엇이 최선인가’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가족 구조가 바뀌고 있는데 현행법에 의하면 연명의료 중단에 동의해줄 가족이 없는 1인 가구나 독거노인은 모두 무연고자로 법 적용을 받을 수 없다”며 “이같은 문제 때문에 일본은 올해 (연명의료 중단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을) 직계에 국한하지 않도록 바꿨다”고 지적했다.

인천은혜요양병원 가혁 진료원장은 “법이 생기고 나서 현장에서는 자기결정권이 약화되는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와 닿을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반윤주 사무관은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반 사무관은 “제도가 시행된 지 4개월 지났다. 지금은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연명의료 중단 결정 뿐만 아니라 임종기 환자 돌봄 전반으로 제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연명의료 결정 사이 관계성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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