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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서와 다른 무리한 요구, 의협 고립 자초”

기사승인 2018.06.11  0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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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 “수가협상 결렬을 투쟁 동력으로 삼으려 하나”

2019년도 요양급여비(수가) 협상에서 공급자단체와 가입자단체 모두 주목받았던 인물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장을 맡았던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다. 공급자 단체에서는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반기는 분위기였고 가입자 단체에서는 의료계 편향 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기대보다 낮은 수가인상률에 협상이 결렬되자 의협은 그 책임을 공단 김용익 이사장과 강 이사에게 물었다. 특히 강 이사를 향해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수가 협상에 대한 강 이사의 소신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8일 여의도 공단서울지역본부에서 만난 강 이사는 “의협이 협상 결렬을 투쟁 동력으로 삼으려고 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가입자 측을 설득할 논리적인 근거 제시가 부족했다는 게 그 이유다. 의협 상근부회장으로서 수가협상을 준비하고 지원한 경험이 있기에 이번 협상에 임하는 의협의 태도에 아쉬움이 더 크다고 했다.

실제로 의협이 수가 인상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로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평균 인건비 지출 증가’에 대해 가입자 대표 측은 오히려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수가 인상에 필요한 추가소요재정(벤딩)을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는 의원급에서 의사와 간호조무사의 인건비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공개하라는 요구도 나왔다고 한다.

의협이 가입자 대표 측의 공감대를 얻으려고 제시했던 ‘최저임금 인상’ 논리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오히려 의협이 제시한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자료는 가입자들 사이에서 의원급에 불리한 자료로 활용됐다.

강 이사는 “예전에는 의료정책연구소와 보험위원들이 함께 수가 협상 준비를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의협이 제출한 자료로는 가입자 측을 설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가협상의 주체는 가입자를 대표하는 재정운영위와 공급자를 대표한 의약단체들이다. 공단은 보험자로서 운전자 역할을 한다”며 “공단은 가입자를 대변해서 공급자와 소통하고 협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시 가입자들에게 돌아가 공급자의 의견과 상황을 설명하고 올바른 판단을 구하는 양면 협상가의 입장을 갖는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지난 8일 여의도 공단서울지역본부에서 청년의사와 만나 2019년도 요양급여비(수가) 협상 과정과 결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 공급자단체들은 적정 수가 보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1조원 이상의 추가소요재정을 기대했지만 이를 결정하는 재정운영소위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

처음 열린(5월 25일) 재정운영소위에서 공단이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필요한 추가소요재정을 제시했다. 하지만 공단 측이 제시한 수치에 가입자가 전혀 동의를 하지 못했다. 우리가 너무 높게 잡았다면서 공급자 출신 이사가 퍼주기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3시간 정도 회의가 진행됐고 가입자 대표들끼리 회의를 하기도 했다. 그 후 높지 않은 수치(1차 추가소요재정)를 제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최종 추가소요재정은 9,758억원이었다).

- 결국 의협과 치협의 협상은 결렬됐다.

공단은 재정운영위에서 결정한 수가인상률 상한을 갖고 공급자단체와 협상했다. 매년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 의료물가지수 등 비용 증가 요소와 외부 연구용역에서 나온 결과를 근거로 수가 협상을 진행한다. 연구용역 환산지수 산출모형은 유형별로 목표진료비를 설정하고 목표진료비 대비 실제 진료비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에 따라 환산지수 조정률이 결정된다.

의협은 최종 수가인상률 7.5%를, 치협은 3.0% 이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근거가 부족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치협은 보장성 강화에 따른 치과 이용률 증가로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연구용역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정책적 영향을 소명하기 어려웠다. 아쉬움이 남는다.

- 의협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생각하는가.

의협의 주장이 다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표현하는 방식이 문제다. 가입자들이 반감을 갖게 표현하고 사회적인 통념상 이해되는 논리가 아닌, 자기들만의 주장을 하니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보장성 강화에는 찬성하지 않으면서 보장성 강화에 필요한 적정수가를 먼저 달라는 주장으로 들리니 동의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의협이 수가인상률 7.5%를 제시했는데 그에 따른 논리와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했다. 공단 측에서 수치를 제시하지도 않았는데 수가인상률이 낮다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불참을 말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타결을 전제로 한 협상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가협상을 하면서 의협 측에 진성성과 성실한 협상을 주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수가 협상 결렬을 투쟁 동력으로 삼으려고 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의협의 기조가 수가협상에 영향을 미쳐 페널티를 받았다는 주장도 있다.

현 수가결정체계는 정부, 보험자, 가입자, 공급자 그 누구도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특히 사회 통념상, 이해되지 않는 강경투쟁으로 위협하는 단체의 주장은 재정운영소위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번 결과가 그 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에 협조적인 치과의 결렬을 보면, 수가협상 결과가 의도적인 페널티를 부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가입자의 판단이 우선이다.

- 그렇다면 병협이 전년도보다 0.4%p 오른 2.1%의 수가인상률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병협은 2019년도 추가소요재정 9,758억원 중 48% 가량인 4,600억원 이상을 차지했다).

병협의 논리가 좋았다. 병원들은 그동안 환자 안전과 감염관리 강화를 위해 투자한 게 있다. 그런 부분을 제대로 소명했고 가입자도 공감하더라. 가입자들도 이제는 필요한 부분, 투자한 부분을 적절하게 보상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 그래서 오히려 놀랐다.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었다. 의료계가 제대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 이번 수가협상 결과를 두고 의료계는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하고 있다.

적정 수가는 무작정 수가를 퍼주거나 인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유형별 기능과 성과 향상,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각 항목의 이윤폭을 균일하게 맞추는 걸 의미한다. 적정수가 보상은 5년 패키지로 진행된다. 환산지수 인상만으로 모든 것을 보전할 수도 없다. 올 한해의 수가협상 결과만 놓고 모든 협상이 끝났다고 보면 안된다. 보장성 강화가 진행되면서 원가를 산정하고,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때 공급자 대표들이 참여해서 적정수가를 설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 협조해야 한다.

- 의협 최대집 회장은 수가협상 결렬 후 “대통령의 적정수가 보장 약속이 유효하다면 공단 김용익 이사장과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를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 결과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국민의 정서와 맞지 않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 오히려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

적정수가 설계를 완성하는 공단의 역할 강화를 위해 이 자리에 온 만큼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정상화가 실현되는 날까지 급여상임이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신념에 따른 선택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자리로 맞바꾸었다. 나의 길은 내가 결정한다.

- 의협이 대정부 투쟁 방법의 하나로 ‘건강보험 청구대행 중단’(선불제 투쟁)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단이 입장을 낼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다만, 의료계는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보다 합리적인 주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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