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지표에도 포함…비급여 진료 실적·현황 자세히 적어 내야
참석자들 "지원금에 비해 제출자료 과다" 불만 토로

정부가 올해 처음 전문병원 전체로 확대되는 의료질지원금 평가를 통해 비급여 진료비 관리에 나서 주목된다.

의료질지원금 평가지표에 비급여 진료비 관련 지표가 ‘공공성 영역’으로 포함되면서 전문병원들은 비급여 진료 실적과 입원환자 비급여 현황 자료 등을 제출해야 한다.

전문병원들은 그러나 2017년 12월 한달 동안 입원한 건강보험 환자의 비급여 진료 현황을 제출하라는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2018년 전문병원 의료질지원금 평가 설명회'를 열고 평가지표를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2018년 전문병원 의료질지원금 평가 설명회’를 열고 평가지표와 지원금 지원 계획을 설명하면서 ‘비급여 진료비 관리’를 강조했다.

3기 전문병원 108개소 중 2018년 의료질지원금 평가 대상은 병원급인 90개소다. 종합병원인 16개소는 이미 의료질평가를 받고 있어 이번 평가에서는 제외된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비급여 진료비 관련 지표가 전문병원별 승패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비급여 진료비 관련 지표는 ‘급여·비급여 진료비 자료 제출 유무’와 ‘비급여 진료비 고지 기준 준수 여부’다.

전문병원들은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월간 비급여 진료 실적(금액)과 복지부 ‘비급여 진료비 고지 지침’ 준수 여부를 제출해야 한다. 비급여 진료 실적은 12개월분 전부 제출해야 하며 1개월분이라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점수는 없다.

특히 비급여 진료비 고지대로 진료비를 징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2017년 12월 한달 동안 입원했던 건강보험 환자의 비급여 발생일과 금액, 코드, 단가 등을 상세히 적어 내도록 했다.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복지부·심평원 “비급여 관리가 핵심”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양진선 사무관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비급여 관리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이라면 다른 평가지표에서는 점수 차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비급여 진료비 자료 일치 여부를 평가한다. 실태조사가 끝나면 2~3회차 평가부터는 비급여 관련 지표가 강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 사무관은 “비급여 관리를 잘하는 전문병원이 평가에서 경쟁력도 높을 것”이라며 “핵심은 비급여다. 비급여 관리만 잘하면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평원 병원지정평가부 윤기요 차장은 “전문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병원들이 오히려 비급여 진료비 관리를 더 못하고 있는데 왜 전문병원한테 비급여 관리를 강조하느냐는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 가치를 생각해서 협조해 줬으면 한다”며 “비급여 항목 중 일부만 고지하는 건 인정되지 않는다.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징수하고 있는 모든 비급여 항목을, 환자들이 수시로 볼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질지원금 평가에 필요한 자료는 오는 7월 10일까지 제출해야 하며 기한 내 제출하지 않으면 평가대상에서 제외된다.

전문병원들 “정리할 자료 너무 많다” 불만

그러나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전문병원 관계자들은 비급여 진료비 관련 자료 제출에 대한 설명이 나올 때마다 한숨을 내쉬거나 “정리할 자료가 너무 많다”는 등 불만을 드러냈다.

한 관절 전문병원 관계자는 “감염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안전주사기 같은 비급여 재료를 많이 쓰는데 비급여 발생일까지 일일이 확인해서 쓰려면 업무량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 만난 모 산부인과 전문병원 보험심사과장은 “매년 연차보고서를 제출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제출하라는 자료가 많았다. 평가에 필요한 자료 중 90% 이상은 연차보고서에 들어 있는 내용이지만 비급여 진료비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며 “3월에 제출한 연차보고서에 비급여 진료 실적을 넣었지만 코드별로 분류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비급여 진료비를 코드별로 다시 분류해서 제출해야 하는데 7월 10일까지 제출하려면 시간도 얼마 없다”며 “제일 낮은 등급을 받으면 가산금으로 환자당 800원이 지급된다고 하는데 이렇게 많은 자료를 준비해서 제출했는데 800원 받으면 화날 것 같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점수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향후 지표에는 반영될 수도 있는 모니터링 지표도 공개됐다.

환자안전 보고 체계 영역으로 ▲약물 투약 오류 및 수혈부작용 보고 체계 ▲잘못된 부위 시술 및 수술, 수술 부위 감염 보고 체계 ▲낙상 및 자살 보고 체계가 모니터링 대상이다. 또 감염예방 관리체계 모니터링을 위해 ▲감염예방관리를 위한 조직 구성 운영 ▲감염예방관리 프로그램 운영 ▲감염예방교육 운영 ▲의료기구와 환자 감염 관리 활동 여부를 본다.

심평원 윤기요 차장은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고 해도 중소병원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환자안전관리체계 등을 올해 바로 평가지표로 반영하기보다는 모니터링만 하기로 했다”며 “점수 산출은 안되지만 2019년이나 2020년 평가에는 지표로 포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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