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 진단에 불만 품고 범행…구속절차 진행 중

전라북도 익산 응급실에서 발생한 의사 폭행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강원도 강릉에서 환자가 의사를 망치를 공격한 사건이 벌어져 의료계가 충격에 빠졌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강릉 한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는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아오던 환자 B씨에게 목, 머리, 어깨 등을 구타당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가해자와 그 보호자는 A씨가 내린 장애등급 진단으로 인해 장애수당이 감소하자 이에 불만을 품어왔다.

가해자의 보호자는 수시로 병원으로 전화해 욕설을 하면서 ‘자신의 아들(가해자)이 망치나 칼을 들고 가서 의사를 죽일 것’이라고 협박했다.

가해자가 살인전과로 보호관찰 중임을 인지하고 있던 병원은 이 사실을 보호관찰소에 통지했으나 살해 협박과 욕설은 그치지 않았다.

강릉 진료실 폭행 피해 현장(사진제공: 의협)

그러던 지난 6일 오후 2시경 가해자가 진료실로 찾아와 다른 환자를 진료 중이던 A씨를 향해 망치를 휘둘렀다.

가해자는 난동을 부리는 과정에서 망치가 부러지자 A씨에게 달려들어 주먹으로 폭력을 행사했으며, 이를 제지하는 다른 의료진도 공격하다가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현재 경찰은 가해자에 대한 구속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10일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의협 정성균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단순히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의 감정적 폭력행위가 아니라 진료의사에 대한 살인미수로 봐야한다”면서 “가해자가 휘두르던 망치가 부러지지 않았다면 더욱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사법당국의 강력한 처벌은 물론이고 반복되는 의료기관내 폭력사건 근절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협회는 의료기관 내 폭력 근절을 위한 관련법 개정 및 대국민 홍보활동, 피해 회원 지원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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