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약가인상 보류 등 약가인하 정책 탄력…약가인하 도구로 바이오시밀러 재조명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인하 정책이 힘을 받으면서 미국 시장을 노리는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지난 1일부터 100개 품목에 대해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던 화이자였지만 이언 리드 최고경영자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 보건복지부 아자르 장관과 논의 끝에 가격인상 보류를 결정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의약품 가격인하 정책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베스트증권 신재훈 애널리스트는 12일 리포트를 통해 "트럼프 정부가 약가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PBM(Pharmacy Benefit Management, 미국의 약제 가격과 사용을 관리하는 민간회사)에 제공되던 제약사들의 리베이트가 줄고, PBM의 보험사 사용약물 선정에 대한 힘이 축소되면 자연스럽게 약가가 내려갈 것"이라며 "특히 바이오시밀러는 (미국 내) 약가인하를 위한 가장 좋은 도구"라면서 미국 약가인하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약가인하는 자연스레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재조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진출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얀센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인플렉트라(한국 제품명 램시마)와 렌플렉시스(한국 제품명 브렌시스)를 미국에 출시했다.

성과도 거뒀다.

레미케이드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한 9억1,600만 달러(한화 약 9,792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5월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실적은 점점 증가세에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태영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인플렉트라는 의료기관의 의약품 매입 가격을 합산한 WAC(Wholesale Acquisition Cost) 판매총액에서 2,760만 달러(한화 약 311억원)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3.8%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WAC판매 총액은 270만 달러(한화 30억원)로 점유율 0.4%를 기록했다.

점유율에 있어서 오리지널과 많은 격차가 있지만 가격은 35% 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면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이보다 더한 가격인하 의지도 시사한 바 있다.

여기에 셀트리온은 허쥬마와 트룩시마 등의 미국 연내 판매를 자신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삼페넷 등 후속제품 출시에 속도를 올리고 있어 국산 바이오시밀러들의 순풍이 에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경우 환자부담을 줄이고 저렴한 가격이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화이자 뿐만 아니라 로슈, 노바티스 등도 미국에서 가격인상을 폐지하거나 폭을 줄였다. 이러한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인하 추세가 이어지면,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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