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박구선 이사장 "다양한 성공모델 만들 것"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든지 첨단의료제품 개발에 필요한 글로벌 수준의 종합적 연구 인프라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오송재단)이다.

오송재단이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등으로 구성된 오송재단은 실험동물센터, 바이오의약생산센터 등을 갖추고 바이오의약품, 첨단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해 왔다.

기업들이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도록 낮은 가격에 R&D 첨단 시설 대여 및 전문가 컨설팅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오송재단이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을 인큐베이팅하게끔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 2월 취임한 박구선 이사장을 만나 오송재단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박 이사장은 취임 전 2년간 오송재단에서 전략기획본부장 및 미래발전추진단장으로 근무했다.

-취임한 지 이제 4개월 가량 지났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기업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한 것이다. 만난 후 성과가 있었나.
오송재단은 기업의 연구개발을 돕기 위해 최신 기술력과 장비, 전문가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제대로 도울 수 있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했다.

일례로 재단이 갖춘 장비 중 하나인 극저온 냉장고를 공용화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바로 조치를 하고, 이런 사례가 더 있을 것 같아서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장비실을 별도로 만들었다.

또한 CV(Communication&Venture)센터 내에 40여개 스타트업 기업들이 소액이용료를 내고 재단의 체력단련실 등 복지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재단이 식약처와 기업 간 완충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이에 재단 내 식약처 파견 전문가들이 각 개발센터, 실험지원 및 인허가를 지원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재단 세 번째 이사장으로서 목표는.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다. 기존 생산규모가 큰 기업은 알아서 투자를 유치하고 발전해서 성공했지만, 작은 기업은 이런 성공모델이 없고 상업화 불확실성이 크다.

재단은 이런 작은 기업들을 위한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다. 성공모델이 만들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도전할 것이고, 도전건수가 많을수록 성공사례도 많아질 것이다.

기술력을 제공, 지분 참여 등을 통해 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재단도 민간기업도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고 본다.

-정부 방침에 따라 오송재단도 2025년까지 자립화율 55%를 달성해야 한다. 자립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2014년 780억원이었던 민자유치액이 2017년 4,900억원으로 늘었고, 부지를 분양받거나 입주한 기업은 50여개에서 두 배 이상인 110여개로 증가했다. 장비가동률도 12%에서 55%로 올랐다. 이처럼 오송재단은 기업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제 자리를 잡았다.

자립화를 위해 2017년 초 자본금 2억원으로 자회사인 K바이오 스타트를 설립했다. 이 자회사를 통해 재단이 재투자 가능한 선순환구조를 만들 생각이다.

내년이 매우 중요하다. 3년 단위로 첨복단지 전략을 수립해 승인을 받는데, 2019년은 3번째 종합계획이 마무리되는 해다. 4차 종합계획부터는 5년 단위 사업이다. 2025년에는 3차 종합계획목표를 달성하고, 산업화에도 기여하는 동시에 정부의존을 줄일 계획이다. 근본적으로는 더 큰 혁신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부 지원방식에 변화는 없나.
예산지원 방식이 달라진다. 재단에는 총 4개의 센터가 있는데 각각 예산지원을 받는 부처가 달랐다. 신약개발센터는 과학기술부, 첨단의료기기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실험동물센터와 바이오의약생산센터는 보건복지부가 각각 예산을 지원했다.

내년부터는 이 예산이 통합지원된다. 주무부처는 복지부가 맡고 산자부과 과기부는 협조부처로 정리가 될 것 같다. 주무부처가 복지부가 되면 (오송재단) 전문관리기관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변화에 따른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최근 바이오 신약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오송재단에도 호기가 될 것 같다. 오송재단은 (바이오 신약 관련) 최고의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업 지원 과정에서 경험하고 익힌 기술들을 바탕으로 재단의 자체 지적재산권(IP)을 넓히고, 재단 연구원들의 실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우수한 (오송재단) 인프라와 재원를 바탕으로 외부의 아이디어가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이 외에 재단이 계획하고 있는 사업은.
바이오 기업들의 대표적인 애로사항이 전문 인력 부족인데, 재단은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숙련된 인력을 기업들에 공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외부 아이디어를 빠른 시일 내 실현할 수 있도록 기반 마련에도 힘쓸 계획이다. 검증된 사업이라면 연구비을 지원하고 시설, 공간, 장비를 제공해 시장진출을 돕겠다.

기술력 제공뿐만 아니라 지분 참여 등을 통해 기업 가치가 커지는만큼 재단의 가치 가치도 커지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재단 내부 및 지역사회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들었다.
소통이 돼야 혁신도 일어난다. 혁신의 동력은 '함께 하는' 것이다. 재단, 기업, 정부정책에 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 등과 소통을 통해 (오송재단) 구성원 전체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었다. 재단의 공익적 가치, 자립의 가치, 협업의 가치, 지역사회와 상생의 가치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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