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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의사 면허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가”

기사승인 2018.07.20  06: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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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의대 윤석준 교수, 남북 의사 간 교류 활성화 필요성 강조 

“서독은 통일이 되자 동독 의사 면허를 그대로 인정했다. 우리는 북한 의사 면허를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가.”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는 보건의료 분야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할 때 의사 등 의료인력 분야부터 격차를 좁혀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교수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감염학회가 개최한 ‘2018년 남북 교류 활성화 대비 감염병 대응 심포지엄’에서 “독일 사례분석을 통해 한반도 통합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예측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지난 1974년 동독과 서독이 체결한 보건협정이 통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동독과 서독은 1990년 통일됐지만 건강 격차는 20년 뒤인 2010년에야 좁혀졌다. 통일 전 서독 국민총생산은 동독의 135.3배, 1인당 GNP는 7.5배 높았다. 통일 직후인 1990년대 서독과 동독은 심장질환, 암, 자살 및 사고로 인한 사망률 등에서 큰 격차를 보였지만 2000년대 들어 격차가 줄기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윤 교수는 “동·서독의 경우 통일 전 인구는 3.7배, 경제 수준 격차는 4~5배였으나 남·북한은 인구 2배, 경제 수준 22배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통일된 국가를 이루려는 열망이 서독 정부로 하여금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가능하게 했고 이런 지속적인 교류로 인해 통일 후에도 전혀 이질적인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재건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동서독 간 건강 격차를 좁히는 데 20년이 걸렸다. 남북의 경우 더 긴 세월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사회적 혼란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통일 이전 단계에서 건강 격차를 좁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영아사망률은 어떤 데이터를 보더라도 북한이 남한보다 6배 이상 높다.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개성시에서 태어난 아이가 1세 미만에 사망할 확률이 남한에서 태어난 아이보다 6배 이상 높다는 의미”라며 “의료급여 대상인 북한이탈주민은 시간이 지날수록 남한 의료급여 수급자보다 더 많이 의료를 이용한다. 이는 남한의 의료체계 때문이다. 그렇기에 제도를 잘 갖춰 나가지 않으면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대한감염학회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8년 남북 교류 활성화 대비 감염병 대응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윤 교수는 남북 간 의료·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선 의료인력 체계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윤 교수는 “서독은 통일되자 동독 의사 면허를 그대로 인정했다. 1980년대 이후 여러 형태로 교류하면서 서독은 동독 의사 수준이 지나치게 형편없지 않다고 판단하고 인정할 수 있었다”며 “의학용어도 상당 부분 통일도 돼 있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판문점에서라도 남과 북이 만나서 감염성 질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교류해야 한다”며 “최소한 남한 의사가 북한에 직접 가지 않아도 북한 의사들이 감당할 수 있다는 믿음이 형성돼야 통일 후 벌어질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우리는 북한 의사 면허를 그대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 탈북 의사들만 봐도 실력의 편차가 크다. 통일 전부터 이 격차를 좁히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어떤 경로로 어떤 부분을 지원하는 게 합리적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인프라는 필요하다. 적어도 상대방 의사면허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부터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염학회도 감염병 분야 남북교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감염학회 염준섭 전산정보이사(연세의대 감염내과)는 “북한 의료체계, 북한의 감염병 현황 등 북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과거 대북지원 사업 형식이 아닌 남북이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말라리아 등 남북 공동 노력이 시급한 감염병을 도출하고 실제 인적 교류가 확대됐을 때 예상되는 감염병 확산에 대비한 관리, 예방, 정책 개발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이사는 “보건인력 전문가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북한 의학자나 보건학자를 감염학회 학술행사에 초빙하거나 남북 공동 학술대회를 추진할 수 있다. 북한 학술대회에 우리가 참여할 준비도 필요하다”고 했다.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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