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 설립…“직원을 회장 전유물처럼 사유화”

가천대길병원 직원들이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 생일에 맞춰 축하 동영상을 찍고 사택 관리 등에 동원돼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가천대길병원지부를 설립하고 지난 4월말부터 수집한 갑질 사례를 22일 공개했다. 길병원에는 조합원 600명 정도인 기업노조가 있으며 이번에 설립된 노조는 산별노조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가천대길병원은 이 회장의 생일에 맞춰 부서별로 축하 동영상을 찍도록 강요하고 사택 관리와 사택 내 행사에도 직원들을 동원해 왔다. 회장 집무실과 별도로 VVIP 병실을 전용으로 사용하면서 물리치료, 피부관리, 영양사 등도 사적으로 이용해 왔다.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을 명분으로 회장 기념관 견학도 의무였다.

노조는 이를 두고 “직원을 회장의 전유물처럼 사유화하고 신격화했다”고 비판했다.

출근 시각만 기록하고 퇴근 시각은 기록할 수 없는 출퇴근 관리 관행이 있으며 연차인 날 근무를 하거나 시간외근로에 대한 보상 없이 연장 근무를 했다는 직원도 있었다.

강수진 가천대길병원지부장은 “가천대길병원은 온갖 직장 갑질에 공짜노동, 그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다. 게다가 부패사건도 세상에 많이 알려졌다”며 “새롭게 만들어진 노조는 전체 직원의 뜻을 모아 갑질을 청산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병원, 부정부패가 없는 병원, 희망을 만드는 병원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많은 갑질을 들어왔지만 가천대길병원 갑질은 그 정도가 도를 넘는다”며 “새 노조는 이같은 갑질을 말끔히 걷어내고 공짜노동과 비정규직 없는 병원을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노조 측이 제기한 이같은 의혹에 대해 길병원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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