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단국대병원 이승우 전공의, 지역전공의협 활성화 등 다짐 

대한전공의협의회 제22대 회장 선거에 단국대병원 이승우(정신건강의학과 3년) 전공의가 단독 출마했다.

이승우 전공의는 서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가톨릭의료원에서 인턴을 마쳤으며, 대전협 복지이사를 역임하고, 현재 대전협 부회장,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인권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22대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승우 후보는 ‘전공의의 안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논란이 된 전공의 방사선 피폭 문제와 병원 내에서의 폭력, 성폭력 등에서 전공의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지난 10일 본지와 만난 이 후보는 이를 위해 수련환경평가에 안전과 관련된 항목을 추가하고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히 여기지 않는’ 인식 개선이 동반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는 등 유관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응급실 내 의사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의사뿐 아니라 의료기관 종사자 모두에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응급실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대해 가중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 후보 등록기간이 연장될 만큼 고심한 것으로 안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정말 고민이 많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전공의 1년차 때부터 대전협에서 일을 해왔다. 특히 지난 20대에서는 복지이사로 일하며 전국 전공의들의 고충을 듣는 일을 했다.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며 대전협의 중요성, 필요성에 대해서도 여실히 느꼈다.

21대부터는 회장의 어깨에 지워진 무게를 덜어주고자 부회장을 맡아 전공의 복지와 수련환경에 대해 담당했지만 솔직한 마음으로 이번 22대 회장 선거에 새로운 누군가가 나타나길 바랐다. 하지만 후보자가 없어 재공고를 하게 되는 상황이 오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아직 대전협이 가야 할 길은 멀고,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출마하게 됐다.

- 핵심 공약은 무엇인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은지.

전공의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그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배울 수 있는 수련환경을 만드는 게 나의 목표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비해 의료계, 특히 전공의 수련환경의 변화는 더디게 일어난다. 전공의를 피교육자가 아닌 그저 값싼 노동력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경영의 수단으로 보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 전공의법(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의 시행에 따라 변화의 속도가 조금은 빨라진 느낌이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전공의들이 잊어온 당연하고 정당한 권리에 대해 목소리 높이고자 한다. 수련환경 내 성희롱, 성폭력, 방사선 노출문제 등 전공의 안전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목표를 위해 전진하겠다. 이를 위해 수련환경평가에 안전과 관련된 항목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관련 지침을 마련하는 등 유관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갈 계획이다.

- 21대 안치현 회장은 전공의법의 보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전공의법과 관련해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전공의법 시행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하고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실시한 수련환경평가 결과가 기다려진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반성하고 좋은 사례는 모범으로 삼는 선순환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결과에 따라 수련비용을 보조하는 등의 인센티브 마련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전협도 전공의법 준수에 대한 현장의 평가와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이겠다. 수련환경평가에 전공의가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방안도 요구하겠다.

- 현 집행부의 일원으로 지난 1년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아쉬운 점이 많은 해였다. 지난 한 해는 집행부가 많은 사건 사고로 특히나 바빴던 것 같다. 전공의 폭행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전공의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21대 집행부의 경우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왔다. 그러나 집행부도 임원인 동시에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에 있는 수련의인 만큼 시간에 대한 제약이 많았다.

- 응급실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전공의는 수련환경 내에서 안전해야 한다. 나아가 의사는 진료환경에서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생명이 위중한 응급 환자가 있는 응급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사실 의료기관 내 폭행사건은 의사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종사자 모두에게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폭행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허용될 수 없으며 다른 환자들의 생명을 다루는 곳이기에 더 엄격해야 했지만 지금까지는 처벌이 관대했었던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도 수련과정에서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 그날 만약 내가 심하게 다쳤더라면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입원환자의 진료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른 환자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병원 내, 특히 응급실 벌어지는 폭력사건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이 필요하다.

경찰을 응급실에 상주토록 하고, 그게 어렵다면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는 관할 경찰서, 지구대, 파출소 등에서 정기적인 순찰을 해줬으면 한다. 의료인들을 폭행으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한다면 그들이 어찌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겠나.

- 앞으로 대전협이 어떤 단체가 됐으면 하는지.

많은 전공의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함께하는 대전협’이 됐으면 좋겠다. 전공의들에게 빠르게 소식을 전달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집행부 공개 모집을 통해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실제로 변화의 과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충청권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 나부터 앞장서 지역전공의협의회를 활성화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지는 부분을 확장하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통해 각 지역에서도 의견을 활발히 공유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단단하게 응집할 수 있는 그런 단체가 됐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보 등록기간이 한차례 연장됐다. 고민이 더 길어졌다면 후보 등록기간이 또 연장됐을지도 모른다. 비록 22대 회장 선거는 단독 후보로 나왔지만 내가 회장이 되는 것을 찬성해도 반대해도 좋다. 그저 많은 전공의가 투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특히 이번부터 현장투표와 온라인 투표를 병행하는 만큼 투표 참여율이 높아질지 기대반 걱정반이다.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투표에 많은 전공의들이 참여해 전공의들의 힘을 보여줬으면 한다. 우리는 멈출 수 없고 앞으로 더 단단히 더 넓게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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