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인하·CSO 난립 등 대안 제시 못해" 주장…양극화 심화 우려도

사진은 기사와 무관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소극적이라고 중소형 도매업체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도매업계 최우선 현안으로 꼽히는 제약사들의 마진인하와 카드결제 거부 등과 관련해 의약품유통협회가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복수의 의약품 도매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2~3개 제약사가 마진인하 폭을 두고 도매업체와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마진인하 대상은 다국적 제약사 코프로모션 품목들로, 도매업계는 제약사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1~2% 가량 마진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다국적 제약사가 쥴릭파마 또는 소수 거점도매업체와 거래하는 방식으로 라인을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중소형 도매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형 도매업체들은 당장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유통협회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최근 열린 유통협회 임원 워크숍에선 주로 CSO(영업대행업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마진인하 등 중소 도매업체들의 현안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중소형 도매업체들은 유통협회의 이같은 소극적 행보의 원인 중 하나로 대형 도매업체들로 꾸려진 임원진 구성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협회의 실질적인 운영단으로 꼽히는 회장단에는 상위 도매업체와 중소형 도매업체를 가르는 기준인 매출 700억원 이상 도매업체 대표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대형 도매업체들은 중소형 도매업체들 대비 높은 마진을 받고 있으며 도도매로부터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위치에 있고, 중소형 도매업체들 보다 많게는 4% 가량 더 많은 마진을 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 마진 인하 문제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중소형 도매업체들의 주장이다.

여기에 회전일과 담보 문제에 있어서도 외형이 큰 대형 도매업체가 중소형 도매업체보다 우대받고 있단 점도 이유로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모 도매업체 임원은 "(이번 마진 인하 문제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유통협회 임원진) 회사가 없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집행부가 바뀌었지만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임원은 또 "내로남불인 상황이다. 그간 온라인팜, 쥴릭 사태에서도 대형 도매업체들은 회사의 이익대로 움직인 경우가 많다"면서 "이 과정에서 중소형 도매업체들은 소외받는 경우가 많다. 양극화만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