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거래일 지나도 회복 못해…국내선 '매도' 보고서 보기 힘들어

최근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 보고서 발표 후 하락한 한미약품과 셀트리온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 13일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은 전일 골드만삭스의 매도 보고서 발표 후 주가가 각각 7.4%, 4.2%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의에 대한 현재 주가 가치가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매도 의견을 냈다.

보고서에서 '중립' 의견이 제시된 유한양행도 이날 전일 대비 주가가 2.3% 빠졌다.

이튿날 이 기업들의 주가는 모두 반등했지만 2거래일이 지난 현재까지 13일 감소폭을 회복하진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증권사들은 '매도' 보고서를 잘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업계와의 관계 유지나 회사(증권사)와의 영업적인 관계 등의 측면에서 매수 의견에 편중된 트랜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는 근무하는 증권사의 (투자유치 등) 영업적인 측면과는 별개의 움직임이 가능하다. 업무가 분리돼있다"면서도 "업체와 가깝게 지내야 더 좋은 정보도 나온다. 매수에 편중된 보고서를 내는 관행이 굳어진 상황에서 매도 의견을 낼 수 없는 이유다"라고 했다.

그는 "수년전 매도 보고서를 냈다가 해당 기업에서 탐방(출입)금지를 당하는 등 문제가 불거지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매수·매도 보고서 비율을 공개하라는 등 조치에 나섰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도 투자 보고서나 업계와의 관계를 통해 근무하는 증권사의 투자영업 지원을 전혀 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증권사의 영업적인 측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또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는 개인 사업자이기도 하다"며 "여러 업체들을 탐방하며 업무를 봐야하는 만큼 관계를 원만히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을 잃은지 오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기관이나 (투자) 큰손들은 한국 보고서를 잘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증권사 보고서가 매수에 편중됐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특정 제약 업체에 '매수' 의견을 냈더라도 외국계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내면 외국계는 주식을 팔려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했다.

이어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가 분위기가 다른 것은 보고서 공개 체계가 다른 탓도 있다. 미국 증권사 보고서는 대중에 오픈되는 국내와 달리 유료 서비스로 운영된다"고 했다.

그는 또 "증권사마다 투자의견 체계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Strong BUY를 진짜 매수로 판단하고, BUY는 중립에 가까운 의견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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