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회원들 위한 수가개발 이뤄져야…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어”

“의료전달체계는 어떻게든 재정립돼야 한다. 상반기만 해도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미 예견됐던 문제다.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3년 10개월여의 임기를 마치고 다시 환자 진료를 시작한 추무진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지난 17일 본지와 만나 개원의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추 전 회장은 최근 관악구 봉천역 인근에 ‘메디서울이비인후과’를 열고 개원의로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추 전 회장은 아직 개원 초기라 환자 발길이 뜸하다며 걱정을 토로했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환자를 진료하게 돼 즐겁다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추 전 회장은 “사실 관악구에서 (개원)하는 건 조금 바보 같은 일일 수도 있다”면서 “통계상으로 인구 대비 의료기관 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하지만 소개 받아서 왔을 때 사람 사는 동네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곳에 개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 전 회장은 이어 “아직 환자가 많지 않아 한 분 한 분을 더 세심하게 진료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수술실도 없고 과거 수지에서 개원했을 때 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환자의 문제를 더 깊이 공감하고 그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추 전 회장도 개원 준비 과정이나 이후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다른 개원의들과 마찬가지였다.

추 전 회장은 “개원 위치 선정부터 인테리어 공사, 기기 결정, 보건소 신고, 소방점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원에 신고 등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았다”면서 “과거보다 절차가 더 많아 진 것 같다. 새로 개원하는 회원들의 어려움도 그만큼 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으로 동네의원이 점점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고 있다고도 했다.

추 전 회장은 “10일 정도 진료를 했는데 찾아오는 환자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면서 “하지만 직원들 월급 주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원가 상황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 무산된 의료전달체계 논의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추 전 회장은 “임기 중에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면서 “만약 의료전달체계 논의가 잘 됐다면 ‘나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지난해 겨울, 올 초까지 정말 많이 노력했었는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의원이나 회원들에게 설명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추 전 회장은 이어 “의료전달체계는 어떻게든 재정립돼야 한다”면서 “상반기만 해도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미 예견됐던 문제고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아울러 “현 집행부가 당시 안에 대해 반대했기 때문에 더 나은 안을 만들어 회원들과 대한병원협회, 시민단체 등을 설득해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어려운 회원들을 위한 수가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추 전 회장은 “개원을 하고 보니 수가 현실화도 중요하지만 하루 10명도 안 되는 환자를 보며 어렵게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회원들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면서 “만성질환관리 수가와 상담수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집행부가 이런 부분을 확충하는데 더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추 전 회장은 “수지에 개원했을 때 지역사회에 (감사한 마음을)돌려줬으면 좋겠다고 싶어서 진료 봉사를 했다”면서 “이제는 이 곳에 자리를 잡고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추 전 회장은 또 “이제 와서 명의 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겠지만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해결해주려고 노력한 의사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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