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할일 알려주는 카톡 등…'디지털 혁신' 단순반복 업무 효율화 기대

직무 스트레스가 큰 간호사들에게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이 단비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1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2018 디지털헬스케어 페어'의 ’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세션에선 디지털 시스템이 불필요하거나 단순 반복적인 간호사들의 업무를 줄일 거란 전망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김재학 이노베이션센터장은 “간호사 업무가 왜 체력소모가 많고 심리적으로 지치는지 분석해봤더니 업무의 종류가 너무 많았다”며 “간호사 업무는 투약과 간호행위, 전산, 기록, 인계 심지어 물류와 행정까지 걸쳐 있다. 실제 업무 행위를 세부적으로 보면 수십, 수백가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시간 업무를 해도 몇 가지 일에만 몰입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도 있다”며 “간호사는 업무 종류가 너무 많아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때문에 디지털헬스케어로 대변되는 스마트 호스피탈(Smart Hospital)로 병원을 디자인하는 것이 업무효율화에 도움이 될 거라고 김 센터장은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스마트 호스피탈을 ▲외래(인공지능 기반 커뮤니케이션 ‘인공지능 챗봇’, 노인도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 ‘지능형 전광판’ 등) ▲수술실(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인 스마트수술실) ▲경영관리(실시간 위치추적, 스마트 물류 등)에서 모두 활용 가능할 거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카톡 외래봇의 경우, 환자가 외래에 오면 위치안내가 카톡으로 되는 형태를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다음단계가 어디서 이뤄지는지 지도와 함께 알려주고 대기 환자가 몇명이 있는지 예상 대기시간 안내를 푸쉬 형태로 전송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작정 최신기술을 유치하기보단 각 병원에 맞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센터장은 “대형병원들은 대기업에 비해 경영관리가 효율적이지 않다. 간호사를 비롯해 원무·자재 등도 사람이 발로 뛰는 게 현실"이라며 "그럼에도 다른 개선의 노력 없이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등 너무 위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먼저 프로세스나 조직개선, 자동화를 통해 시스템 개선이 가능한지 고민해봐야 하는데 앞단을 건너뛰는 경향이 있다"며 "밑에서부터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같은 혁신을 앞당기기 위해선 기존 헬스케어 시스템에 젖은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병원은 로봇수술 등 가장 첨단기술이 도입돼 있지만, 아직도 많은 것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면서 "예전부터 해오던 시스템이 병원 구조 속에 녹아있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많은 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기존의 인식을 바꾸지 못해 현장에 적용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많다. 첨단기술 발전과 병원 현장은 상당한 괴리가 있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게 진료의 효율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효율화로 남는 시간은 의료질을 높이는 데에 쓸 수 있다. 의료진도 현재 부족한 환자교육에 더 시간을 쓰는 등 기존보다 훨씬 생산적인 업무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며 "병원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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