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내 폭행사건이 서울과 지방에서 연이어 발생해 의료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 A병원 응급실에서는 술과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환자가 처치 도중 1년차 여성 전공의 B씨의 뺨을 때리고 간호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B전공의는 의협에 전달한 진술을 통해 “응급실에서 진료 중에 갑자기 폭력피해를 당해 상관이 잠시 쉬고 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에 중증 환자들이 몰려와 본인의 심신은 5분도 추스르지 못하고 눈물을 닦아가며 진료를 이어갔다”고 토로했다.

B전공의는 또 “이 사건으로 인해 제 심신이 피폐해졌음에도 의사이니까 무조건 감내해야 하는 상황도 슬펐지만, 경찰관이 도와주기 위해 사건 경위를 물어보는데도 응급실 안의 환자들은 괜찮은지 자꾸 신경이 쓰여 경찰 면담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하는 제가 슬펐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지방 C병원에서도 소란을 피우고 보안요원을 폭행해 경찰에 연행된 사건이 벌어졌다.

특히 C병원의 경우 가해자가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가 구금 없이 귀가조치 되자 흉기를 들고 다시 내원해 의료진을 위협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연이은 폭행사건에 대해 의료계는 유감을 표하면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의협은 “경찰청장과의 간담회 이후 경찰의 강력한 대응·처벌을 통한 의료기관내 폭력 근절을 기대하면서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과 의료인 보호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행된 가해자가 병원에 다시 내원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폭행 피해로 인한 정신적 공황상태에서도 응급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의사의 절규가 계속되지 않도록 경찰 및 정부의 강력한 대응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면서 “일선 경찰서에서는 경찰청이 발표한 대응·수사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진료실 내 폭행현장에서 매뉴얼 준수가 잘 이뤄지는지 여부에 대한 점검 및 가해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경찰에 요청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