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마케팅에도 NIP 벽 넘지 못해…"4가 백신 반품 이어지면 손실 불가피"

제약사들이 공격적으로 백신 영업에 나섰지만 올해도 3가 백신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제약사들이 4가 백신 활성화에 힘을 쓰고 있지만 NIP(국가필수접종)에 포함된 3가 백신 위주로 품절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4가 백신에 대한 수요는 다소 미진한 상황이다.

당초 백신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GC녹십자가 올해 4가 영유아 백신시장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제약업계 추산 국가출하승인이 신청된 독감백신은 GC녹십자를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 GSK, 사노피 등 10개 업체 2,200만 도즈다.

이 중 3가 백신이 1,000만 도즈, 4가 백신은 1,200만 도즈 수준으로 전년 대비 3가 백신 출하량은 감소하고 4가 백신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4가 백신 시장 확대에 대한 제약사들의 기대가 커 올해에는 3가 백신 시장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복수의 관계자들은 백신 관련 영업이 사실상 종료된 만큼 "올해도 물량조절 실패"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백신을 판매중인 A사 영업사원은 "3가 백신은 품절이 났지만 4가 백신은 여전히 남은 물량이 많다"면서 "물량 소진이 빠르게 이뤄지는 소아과에서 3가 백신 위주로 구매가 이뤄지면서 4가 백신은 거의 주문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백신 판매사인 D사 영업사원도 "회사가 전략적으로 4가 백신의 영업을 독려했지만 결론은 또 3가 백신"이라며 "영업사원들도 NIP에 포함된 3가 백신의 영업은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팔리지 않는 4가는 처치가 곤란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회사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3가 백신의 물량이 소폭 줄어들면서 빨리 소진됐다는 다소 여유로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4가 백신의 부진이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반응도 있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4가 백신의 폐기량이 올해도 상당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독감백신은 매년 균주가 변경되기 때문에 한해 생산분은 모두 그해 소진해야 한다. 남은 백신은 폐기 수순을 밟는 게 일반적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3가 백신이 NIP를 기반으로 여전히 수요가 컸다. 올해는 물량도 줄이면서 예상보다 빨리 품절사태가 빚어졌다. 생각보다 4가 백신은 소진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폐기량은 공개할 수 없지만 4가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본다. 다만, 4가 백신도 NIP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후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들의 무리한 백신영업으로 인한 부메랑 효과가 조만간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각 회사들이 4가 백신에 대한 영업을 주문하면서 암묵적으로 반품까지 떠안는 정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업사원은 "4가 백신은 반품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판매량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면서 "반품 떠안고 팔아봐야 결국 원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요구에 상당부분 4가 반품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펼친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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