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정형외과학회가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대리수술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새로운 기기가 익숙지 않더라도 영업사원의 수술장 출입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형외과학회 최종혁 이사장은 지난 18일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리수술 및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 이사장은 “대리수술은 굉장히 잘못된 일이고 원칙적으로 없어야 한다”면서 “(대리수술을)당한 분들에게 송구하다”고 운을 뗐다.

최 이사장은 “지난해 정형외과에서 전공의간 폭행사건과 지도교수에 의한 전공의 폭행사건이 발생했지만 대리수술은 당연히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대한의사협회에서 검찰 고발 등 강도 높은 대응을 이야기했는데 당연히 그렇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이어 “새로운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더라고 (수술실에 의료기기 영업사업이 출입하는 것은) 안했으면 좋겠다”면서 “자신이 없으면 원래 하든대로 하면 된다. 당하는 사람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영업사원의 수술실 출입을)허용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다만 최 이사장은 사견을 전제로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최 이사장은 “미묘한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좋게 보지 않는다”면서 “대리수술을 잡자고 수술방에 CCTV를 설치하자는 논리라면 청와대에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장은 이어 “(수술실 CCTV 설치는)정보 유출이나 악용소지도 있다”면서 “오죽하면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는 생각도 들지만 의사의 양심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리수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PA(Physician Assistant) 문제가 정리돼야 한다고 했다.

최 이사장은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 시행으로 병원에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대학병원은 문제가 덜 되겠지만 병원급은 (PA가)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그럼 PA역할이 어디까지냐가 문제가 되는데 보건복지부가 나서 역할 범위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한다”면서 “(PA 문제에 대해)집중적으로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데 다뤄지지 못하고 있어 쉽게 결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정형외과학회 김학선 차기이사장은 “상위기관에서 PA문제를 확정해 줘야 학회도 회원 교육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면서 “지금은 ‘대리수술을 하면 안 된다’, ‘의료기기 영업사원을 수술장에 들이지 마라’ 정도의 말 밖에 할 수 없다. 정책 차원에서 먼저 검토하고 세부적인 부분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 차원에서 윤리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차기이사장은 “지난 추계학술대회에 윤리 교육 세션이 진행됐지만 다음 추계학술대회서는 이를 더 강화해 인성교육프로그램 이수 의무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윤리교육을 이어가 (회원들의)도덕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정형외과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정형외과 수술 원가 분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혁 이사장은 “정형외과 진료행위에 대한 정확한 원가 파악을 위해 심평원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여러 병원의 원가를 뽑아 객관적 데이터를 만들어 복지부에 저수가 대한 해결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연구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