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기의료협회 학술대회 참석한 아시아만성기의료협회 나카무라 회장
회복기재활병원·커뮤니티 케어 도입 앞둔 한국 병원들에 조언

급성기병원, 재활병원, 요양병원, 요양시설, 재가시설 등 현재 60여개 기관이 회원으로 활동 중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가 국내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2007년 한국노인의료복지복합체협회로 설립돼 2012년 만성기의료협회로 명칭 변경 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회복기 재활병원제도와 커뮤니티케어 도입 등 정책 변화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는 일본, 중국, 한국 등 3개국이 가맹된 아시아만성기의료협회 산하 단체다. 아시아만성기의료협회를 이끌고 있는 나카무라 테츠야 회장은 일본과 하와이에 160여개 병원, 시설, 간호대학 등을 운영하는 일본 최대 병원그룹인 이무스 그룹 이사장이기도 하다.

지난 19일 만성기의료협회가 본격 활동을 알린 ‘2018 추계 세미나’에서 만난 나카무라 회장은 한국은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부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하면서 고령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주문했다.

또한 앞으로 의료기관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자 치료 외 퇴원환자의 퇴원 후 상황까지 안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관이 고령자를 치료해 사회로 돌려보내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카무라 회장은 “고령자는 합병증 등으로 항상 증상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야 한다. 때문에 사회로 돌아가기 힘들다.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기반을 둔 시설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난민처럼 변해 병원과 시설에 남아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나카무라 회장은 “예를 들어 원래 생활하던 장소에 계단과 단차가 있다면 이를 고쳐주고 손잡이를 달아줘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이런 것을 지원해주는 만성기 의료가 중요하다. 급성기치료에서 치료가 끝난다고 해서 바로 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의 경우 정책적으로 병상억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도 지역포괄케어와 재택의료 등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인데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간호사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나카무라 회장은 “지금까지 (의료기관을 운영하면서) 한번도 의사나 간호사가 충분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만 간호사의 원래 역할이 무엇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입원환자를 총괄 관리하는 것이 간호사라면 요즘은 (의료기관 내) 다양한 직종이 있다는 것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회장은 “영양 관련 업무는 영양사에게 주고, 재활 관련 업무도 덜어주는 등 간호사 손에서 업무를 덜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의료기관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나카무라 회장은 “우리병원은 (급성기병원에서) 환자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환자가 퇴원할 수 있는 병원에 찾아 퇴원시기를 알아보기도 하고 퇴원 후 프로그램을 만든다”며 “실제 급성기병원 직원과 만나 퇴원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 이게 가장 부드러운 환자 이동”이라고 말했다.

나카무라 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급성기환자가 퇴원하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버려지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환자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내해준다고 보면 된다”며 “앞으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병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제가 운영하는 이무스 그룹 관련 병원의 경우 급성기병원 옆에 회복, 개호, 간호요양, 재택의료기관이 항상 같이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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