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석 원장 “개원가 저항 있지만 잘 풀어보겠다”…저조한 환자경험평가 사과
병원 내부자 이지케어텍 주식 투자 도마…대기간호사제 폐지 등 간호인력 확충 주문

서울대병원 서창석 원장이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격의료 추진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쳐 주목된다.

교육위는 23일 국회에서 서울대병원과 국립대학교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원격의료 및 방문의료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서울대병원이 나서 이를 추진할 의향을 있는지 질의했다.

곽 의원은 “방문의료와 원격의료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면서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에 노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데 일일이 병원가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곽 의원은 이어 “방문의료나 원격의료 필요성이 이렇게 커졌는데 의료법이 고쳐지지 않으면 할 수 없다”면서 “서울대병원 같이 우리나라를 선도하는 병원이 개정해 달라고 건의하거나 의료계가 끌고나가는 모습을 보여야하지 않겠나. 큰 병원들과 협의해 끌고 갈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서창석 원장은 “(그런 생각이)많이 있다”면서 “고령화 사회에서는 일정 부분 필요하다. 개원가의 저항 문제가 있지만 잘 풀어보겠다”고 답했다.

서 원장은 최근 대리수술 문제로 사회적 화두에 오른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이군현 의원은 “최근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의사대신 수술을 한 일이 발생했다”면서 “환자와 일반 국민들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서울대병원에는 수술실 내에 CCTV가 설치됐나.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의했다.

서창석 원장은 “서울대병원에는 (수술실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다”면서 “수술방 내에도 개인 인권 문제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등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서울대병원 의사와 그 가족들이 병원 자회사인 ‘이지케어텍’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이지케어텍은 전자의무기록(EMR), 처방전달시스템(OCS), 의료영상전송장치(PACS) 등을 통합한 병원정보시스템(HIS)을 취급하는 회사로, 자체 개발한 'BESTCare’를 지난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와 7,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정신과 전문병원 오로라그룹 14개 병원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대표는 지난 2009년 12월 이후 서울대병원 안과 위원량 교수가 맡고 있으며 서울대병원은 회사 주식의 4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지케어텍 주주 구성을 보면 서울대병원, 산업은행 외에도 교수와 그 가족들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원격의료 추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헬스커넥트’는 규제에 막혀 손해만 보고 있다. 적자가 쌓이는 헬스커넥트는 서울대병원 구성원들이 주주로 참여하지 않는데 이지케어텍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러한 사실에 도덕적 해이 논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서울대병원 내부자들의 자회사 주식 투자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해영 의원도 “이지케어텍이 주식 상장을 준비하는데 상장되면 시세 차이는 30배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이게 과연 합당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또 “이지케어텍은 당초 서울대병원 기술력과 자산으로 설립됐다”면서 “앞으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병원의 통합의료시스템을 관리하겠다고 한다. 민간 업체가 개인 의료정보를 관리하는 게 합당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서창석 원장은 “서울대병원 설립 목적인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법적인 하자가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서 원장은 이어 “클라우드 서비스는 프로그램만 내려받는 시스템”이라며 “의료 데이터는 따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이 과도한 수익 추구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해영 의원은 “병원이 쇼핑몰처럼 많은 부대시설을 갖출 필요가 있나”면서 “수술실, 입원실, 응급실 등은 부족한 상황에서 대한외래센터에 그렇게 많은 부대시설이 필요한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또 “대한외래센터의 경우 외래 수술실이 지하에 위치해 화재 시 환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대한외래센터의 부대시설 비율은) 타 병원 대비 50%”라며 “(과도한 부대시설이라는)여러 가지 지적을 받아서 직원 식당, 여직원 휴게실 등을 30%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이어 “화재를 대비해 처음 설계단계부터 지하 2~3층에서 지상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비상계단으로 만들었다”면서 “내방객 관리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환자경험평가 결과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서울대병원은 ▲간호사 서비스 ▲의사 서비스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환경 ▲ 환자 권리보장 ▲전반적 평가 등 총 6개 영역에서 간호사 서비스를 제외한 5개 영역에서 최하위 점수를 획득했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의사 서비스 영역(77.14점)에서 가장 낮은 점수을 받아 전체 92개 기관 중 87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환자경험평가에서 거의 꼴지를 기록했고 특히 의사들에 대한 평가에서는 최하위점을 받았다”면서 “감염관리나 환자안전 사고도 계속 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은 “서울대병원은 인기도에 비해 불친절한 병원”이라며 “치료방향에 대한 설명이나 동의가 더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서창석 원장은 회진 예고제 등을 통해 환자 만족을 올리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서 원장은 “서비스 평가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환자들의 불만이 의사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인데 회진 시간이 불특정하다 보니 그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이에 회진 예고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간호 인력 충원과 대기간호사제 폐지에 대한 의원들의 요구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은 “간호사 인력 수급이 너무 어렵고 이로 인해 업무가 과중돼 현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면서 “환자들은 간호사들의 친절한 서비스로 정신적 위안을 받는다. 서울대병원이 과연 시대가 원하는 병원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지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유효기간 2년이라는 간호사 채용 공고를 하고 있다”면서 “대기간호사 제도가 서울대병원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너무 싹쓸이 하는 것 아닌가. 해당 간호사들은 중소병원이나 지방병원에 잠깐 근무하고 서울대병원에서 부르면 간다. 공익을 우선하는 서울대병원에서 대기간호사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