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데이터 글렌 드 브리스 대표, 한국 융합과학 인재들과 만나 '임상시험의 혁신' 강조

클라우드 기반 임상시험 데이터 솔루션 글로벌 기업인 메디데이터(Medidata) 공동 창업자인 글렌 드 브리스 대표(Glen de Vries)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학생들을 만났다.

한국을 이끌 차세대 융합과학자들에게 혁신적으로 변하고 있는 임상시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알려주기 위해서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은 한국에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발굴해 학문의 벽을 허물고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갖춘 전문 융합과학자를 키워내는 곳이다.

글렌 드 브리스 대표 역시 유전자와 분자생물학을 전공하고, 컴퓨터과학과 의대 연구원을 거친 대표적인 융합과학자다.

브리스 대표는 뉴욕대 쿠랑 수학연구소 컴퓨터과학 연구원, 콜롬비아대학 의과대학센터 연구원, 카네기멜론대학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을 전공했다. 이후 메디데이터를 창업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임상시험 솔루션을 전 세계에 제공하고 있다.

메디데이터는 기술 기반의 헬스케어 기업이다. 기존에 임상시험 데이터를 손으로 기록하고, 개별적으로 저장돼 있던 데이터를 전자 기록, 클라우드 저장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임상시험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변화를 가져왔다.

메디데이터 솔루션은 어떤 치료영역이든, 어느 나라든, 어떤 제품을 개발하든 간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약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도 높였다. 매년 임상시험 혁신을 일으키는데 관련있는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덩치도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들은 메디데이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최근에 메디데이터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희귀질환의 바이오마커를 찾아 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하고 있다. 머신러닝을 통한 신약개발 임상시험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생들에게도 관심이 높은 영역이다.

브리스 대표는 이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데이터를 한 곳으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대 연구원 시절,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당시 실험 데이터와 병원 내 환자 데이터를 비교해야 했는데 각기 다른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가져와서 분석해야 했다. 컴퓨터 간에 연결이 안돼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자료를 다시 입력해야 했다. 실험실 밖에는 더 많은 데이터가 있었지만 이 데이터들도 연결돼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사업에 대해선 몰랐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이 정보들을 연결해보자고 생각했다. 이게 메디데이터의 전신이다”라고 했다.

동일한 플랫폼을 이용해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은 특히 협력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많은 부분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메모리얼센터와 메이요클리닉이 메디데이터 플랫폼을 이용해 암환자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그는 최근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위스 등 해외에서는 기존 정보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디지털 전환 전문가를 고용하는 게 추세라고도 했다. 기존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게 공통의 숙제이기 때문라고 부연했다.

그는 “현재 빅데이터가 중요한데 데이터가 따로 있는 게 문제다. 임상시험의 축소판이다. 기존에는 임상시험 역시 1상~3상 데이터가 각자 다른 곳에 있었다. 치료 타깃이 같다고 해도 약마다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다”고 했다.

데이터가 모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성과 중 하나로 그는 희귀질환인 캐슬만병을 들었다. 캐슬만병은 전 세계적으로 5,000명 정도가 진단된 자가면역질환이다. 림프절이 증식하는 병으로 전신의 림프절에서 발생하며 암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수백만, 수천억 달러가 면역항암제에 투자되고 있는데 이런 연구들이 캐슬만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캐슬만병에서 나타나는 바이오마커들이 또 다른 면역항암제 개발에서 나타는 것과 겹친다면 결국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항암면역연구결과들이 캐슬만 병환자 치료에 이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임상시험의 혁신을 이끈 메디데이터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리얼월드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초 리얼월드데이터를 토대로 보험청구데이터 등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기업인 SHYFT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새로운 방식으로 임상시험의 혁신을 시도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과거 임상시험의 혁신은 데이터를 전자통합하는 것이었다“며”이제는 리얼월드데이터를 이용해 무작위임상시험(RCT)을 실시하지 않고도 대조군을 설정하고, 각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다. 이런 방법들이 임상시험 설계를 바꾸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