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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發 사태 후 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주도권이 흔들린다?

기사승인 2019.01.21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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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8개 병원 대상 특별감사 실시…감사 과정에서 복지부 영향력 약화 우려 나와
“2018년부터 이상징후” 주장도…보건산업정책과 "연구중심병원은 복지부 브랜드 사업"

길병원이 보건복지부 H 전 국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로 인해 연구중심병원 전체에 대한 특별감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연구중심병원 정책 추진에 있어 복지부의 주도권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아직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길병원 발 스캔들로 인해 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최악의 경우 연구중심병원 사업 자체가 좌초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특별 성과평가, 혼내러 나온 사람들 같았다”

복지부는 길병원 연구중심병원 부정 선정 의혹이 커지자 전체 연구중심병원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밝히고 지난해 말부터 실제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는 8개 병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연구중심병원 선정 후 일상적으로 진행된 성과평가와는 분위기가 달랐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기존 성과평가가 말 그대로 성과평가였다면 이번 건은 ‘혼내러 나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 위치한 한 연구중심병원 관계자는 “이번에 진행된 성과평가는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일단 연구중심병원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평가를 나온 평가위원도 있었다”며 “연구중심병원은 일반적인 연구와 다르게 논문수 등을 평가하진 않는데, 이번에는 ‘왜 논문이 이렇게 적냐’, ‘왜 회사를 세워 수익 모델을 만들려고 하느냐’ 등의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은 원래 임상연구자와 보건산업계가 만나 실제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목적 자체가 수익 모델을 만드는 곳에 와서 이런 지적을 하니까 지적을 위해 평가를 나온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2018 신규 지원부터 이상징후?
하지만 연구중심병원들이 길병원 발 사태로 인해 정말 걱정하고 있는 것은 감사 등으로 인해 연구중심병원 선정 비리가 밝혀지는 것보다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복지부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이었다.

현장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지난해 7월 발표된 ‘2018년도 연구중심병원 신규 육성 유니트’ 선정과정에서 이미 감지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연구중심병원 관계자는 “2018년도 연구중심병원 신규 육성 유니트 선정의 경우 복지부가 (선정) 원칙도 정하지 못하고 평가에도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적인 부분을 복지부가 관리했어야 하는데, 길병원 사태가 터진 후 (정부 내에서) '복지부 관계자는 관련 회의에 들어오지 말고 손떼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 결과 ‘지방병원 연구역량 강화’라는 원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선정이 되지 못하고 예상과 다른 선정결과가 나오게 됐다”며 “때문에 선정 후 지방소재 B병원, J병원 등에서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길병원 발 사태, 복지부가 걱정스럽다”

병원들은 연구중심병원 정책 추진에서 복지부가 힘을 잃을 경우 정부 지원이 줄어들거나 병원의 연구기능 정상화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연구중심병원 관계자는 “과학기술혁신본부라는 곳에서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면서 정부 연구개발 예산을 관리하는데, 연구중심병원 관련 여론이 좋지 않으면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복지부 영향력까지 줄어들면 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을 통해 우리나라 병원들의 연구행태에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임상의사들이 산업계와 소통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라며 “절대 실패하면 안된다. (길병원 사태로 인해) 복지부가 힘을 잃게 될까 걱정스럽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연구중심병원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은 개별 병원이 하지 못하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이라며 “연구자 개개인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 연구중심병원은 의료기술과 의료기기의 해외 종속을 막는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과 관련한 복지부 영향력이 아무리 약해져도 사업 자체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 넘어가진 않겠지만 임상현장을 잘 아는 복지부 입김이 줄어드는 것은 아무래도 발전을 막게 될 것”이라며 “지켜보고 혜택을 줘야 하는 정책을 계속 흔드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연구중심병원은 복지부 브랜드 사업”

현장에서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복지부는 연구중심병원과 관련해 복지부의 영향력이 낮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보건산업정책과 한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사업은 복지부 주관으로 이뤄지는 병원들의 연구개발사업"이라며 "(정부 내 여러 연구개발 사업이 있지만) 연구중심병원에 국한해서 보면 이는 복지부가 주도권을 갖고 있는 복지부 브랜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 지정도 복지부장관이 하고 관리도 복지부가 한다. (다른 부처에서)연구중심병원에서 손을 떼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는 못할 것”이라며 “연구중심병원은 우리가 활성화해야 할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관계자는 “연구중심병원은 국내에 10개 있는데, 이들을 잘 키워야 성과가 나올 수 있다”며 “연구중심병원 운영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을 겪고 있어 일시적으로 침체된 상황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강조했다.

곽성순 기자 kss@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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