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진단서 수정 요구에 불응하자 흉기로 위협하며 폭언…전공의, 사건 발생 이후 연락 안돼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 피습 나흘 전인 지난달 27일 경상대병원에서도 환자가 흉기로 의료진을 협박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협박 피해를 당한 경상대병원 전공의는 사건 발생 이후 병원과 연락을 끊은 상태이며, 출근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상대병원 관계자는 지난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전공의가)출근을 못하고 있다”면서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대병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27일 경상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발생했다.

소화기내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 A씨는 자신의 질환 상태를 실제와 달리 유리한 방향으로 장애진단서를 수정·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며 의료진들의 업무를 방해했다.

이에 의료진은 장애진단서 작성을 거짓으로 작성할 수 없음을 몇 차례에 걸쳐 설득했다.

하지만 A씨는 의료진에게 칼, 가위 등 흉기를 이용해 “죽여버리겠다”, “목을 따버리겠다”, “배를 가르겠다” 등의 폭언과 위해를 가했다.

이에 병원 측은 의료진에게 기존에 마련된 ‘고객응대부서직원 업무 수행절차’ 중 하나인 ‘봉화’시스템을 즉시 가동, 환자는 진정시켰고 흉기를 압수했다. 그리고 상황이 정리됐다고 판단해 별도의 경찰신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A씨의 폭언과 협박은 지속됐고 결국 병원 측은 의료진 신변보호를 위해 경찰에 신고를 했으며, 퇴원절차 규정에 근거해 29일 A씨를 퇴원시켰다.

하지만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전공의는 12월 28일부터 현재까지 출근을 하지 않고 외부와의 연락을 두절한 상황이다.

또 A씨가 이틀간이나 병원 다인실에 입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원이 환자 보호에 미숙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해당 병동의 수간호사가 각 환자를 모두 마주하고 정중한 양해를 구했으며 원할 경우 자리가 나는 대로 옮겨주겠다고 약속을 드렸다”면서 “하지만 병실환자들이 모두 옮기지 않겠다는 의견을 내비쳐 별도의 이동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입장문을 통해 “밤낮 가리지 않고 의료인의 사명을 다하고 있는 본원의 의료진에게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와 국회에서는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본원 또한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해당 매뉴얼을 전 직원이 숙지하도록 철저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비점을 파악해 보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경상대병원의 초기 대응에 아쉬움을 표했다.

의협 관계자는 “현재 강제퇴원에 관련한 법이나 제도에 미비점이 있지만 병원의 대응이 아쉽다”면서 “위협적인 상황을 겪은 전공의에 대한 보호조치가 제대로 안 돼 자가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한테도 (병실 변경을)물어볼 게 아니라 빨리 다른 병실로 옮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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