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주장 정면 반박…즉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하기도
간협, 애도 성명 통해 의료원·서울시에 철저한 조사 촉구

서울의료원 한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노조에서 의료원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는 주장을 하자 의료원이 즉각 해명에 나섰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의료원의 사망 사실 은폐 등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지부 새서울의료원 분회는 의료원이 간호사 사망사실을 은폐하고,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원은 해당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으며 은폐할 수도 없는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의료원장에 보고 후 즉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도 했다. 내부 조사만으로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서울시, 외부기관을 통한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조사위원은 행정, 감사부 직원과 내부 변호사를 중심으로 꾸렸으며 고인이 속했던 관련 부서 인원은 최대한 배제하는 것으로 공정성을 기했다.

의료원장이 유가족과의 만남을 피했다는 노조의 주장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의료원장이 삼오제에 참석해 유가족을 만났으며 유가족들은 이날 유서와 카카오톡 내용 등을 보여주며 비통함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다만, 사망 사건이 지난 5일 발생하고 발인이 지난 7일 이뤄졌지만 유가족이 해당 사실을 의료원에 알리지 않아 의료원 내부 보고가 다소 늦어졌으며, 정확한 사실을 파악한 후 대외적으로 알리려고 했다는 것이 의료원 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전 직원이 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인의 죽음을 감춘다는 의혹 제기에 매우 당혹스럽다”며 “의료원이 고인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은 해당 간호사가 출근하지 않은 시점(월요일) 이후였다. 너무도 경악스러운 사건이라 내부적으로도 충격이 컸고 정확한 상황 파악이 먼저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용을 파악하고 의료원장에 보고가 이뤄진 직후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며 “주변 평판도 훌륭했던 고인이 대체 어떤 이유에서 이런 결정을 했는지는 의료원도 너무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알려져 고인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걱정되는 것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겪을 충격이나 자책감 부분”이라며 “이에 정신과 상담을 진행 중이다. 진상조사를 진행해 잘못된 점이 있다면 당장 고칠 것이다. 쉬쉬하거나 은폐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호협회도 11일 애도문을 발표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간협은 “고인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대한 공식적이고 책임있는 입장 표명이 없어 여러 의혹과 주장이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에 협회는 서울의료원과 서울시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간협은 “간호사로서 병원 현장에서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으로 최선을 다해온 고인의 명예가 온전히 지켜질 수 있도록 협회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타까운 간호사의 죽음에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SNS 상에서는 고인의 동생이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을 고인의 동생이라고 밝힌 서모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유서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서씨에 따르면 고인은 유서를 통해 ‘본인이 죽어도 병원 사람들 조문은 받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죽을 때까지도 남탓을 하지 않고 ‘자신이 못나서 우울에 잡아먹혔다‘고 했다.

서씨는 “우리 누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 우리 이쁜 누나 먼저 가게 한 사람들 때문에 가족들 마음이 미어진다”며 “뭐가 그리 힘들어서 가족들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먼저 갔는가. 누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이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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