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 이후 의사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와

고(故) 임세원 교수 사건으로 인해 안전한 진료환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의료계를 넘어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비상벨 및 비상문 설치, 안전요원 배치 등과 같은 비상 대책은 물론 진료실에서 의료인 폭행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인들 사이에는 진료실 안전대책이 마련되기까지 넋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일이 될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자체적으로 호신용품을 구비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임 교수 사건 이후 호신용품을 구입했거나 구입하겠다는 글이 커뮤니티에 다수 올라오고 있다.

진료실에 구비할 수 있는 호신용품으로는 전자충격기, 가스총, 호신용 스프레이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건장한 남성이라도 진압이 가능한 '전자충격기'

막대형과 핸드형 전자충격기(출처: 트루디펜스)

전자충격기는 막대형과 핸드형 제품으로 구분된다. 핸드형의 길이는 10cm 가량으로 그보다 2~3배 긴 막대형 전자충격기보다 휴대가 용이하다는 게 장점이다.

전자충격기에 사용되는 전압은 5만V로 특(特)고압에 해당한다.

호신용품을 판매하는 트루디펜스 노정민 대표는 "아무리 건장한 남성이라도 5초 이상 맞으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수십 분 동안 움직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충격기 단자에서 불꽃이 튀면서 들리는 강력한 파열음이 주는 위압감 또한 무시 못할 부분이다.

조작법도 위급한 상황에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만들어졌다.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고압발생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다만, 전자충격기와 가스총은 주소지 관할 경찰서에서 소지 허가 취득 후 제품 수령이 가능하다. 따라서 제품 구매 전 판매 업체에서 허가신청 대행 여부를 알아 두는 게 좋다.

시중에 판매되는 전자충격기의 가격은 15만원 전후로 구비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위험에서 벗어날 시간 벌 수 있는 '가스총'

가스총은 리벌버형, 분사형, 그리고 분말형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사용되는 약제는 식물성 액체로 동일하다. 식물성 액체에는 캡사이신, 겨자농축액이 있다.

노 대표는 "캡사이신의 경우 ‘맵다’는 느낌이 있은 후부터 점차 지속력이 짧아지는 것과 반대로 겨자농축액의 경우 피부에 닿는 순간부터 화끈거리는 강도가 점차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보다 강력한 효과를 원한다면 겨자농축액을 사용하는 가스총을 구비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왼쪽부터 리벌버형, 분사형, 분말형(출처: 대한안전공사)

일단 액체 약제에 맞으면 눈을 전혀 뜨지 못하게 되고 눈물과 콧물이 계속 흐르게 될 정도로 최루 효과가 대단하다.

겨자농축액의 경우 지속시간은 20~30분 정도로 사용자가 위험장소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사용방법은 방아쇠 앞쪽에 위치한 안전핀을 누른 후 2~3m 거리 밖에서 대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 발사하면 된다. 총 조작이 서투르다면 위급한 상황에서 정확하게 발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연습하는 것이 좋다.

다만 약제의 유효기간을 주의해야 한다. 1년이 지나면 약제의 휘발성으로 인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스총 구매 시 약제 충전으로 인한 번거로움이나 유지 비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가스총 자체의 가격은 보통 15만원 안팎이며 약제의 가격은 5만원 내외로 호신용품 중에서 값비싼 편에 속한다.

소지허가 없이 누구나 사용가능한 '호신용 스프레이'

호신용 스프레이는 노즐 분사형과 스프레이 분사형으로 구분되는데 가스총과 마찬가지로 식물성 액체를 사용한다.

가벼워서 휴대하기 용이하며 값싸고 에프킬라처럼 뚜껑을 열고 상대방을 향해 발사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법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전자충격기나 가스총과 달리 경찰서의 소지허가 없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호신용 스프레이(출처:G마켓)

그러나 장점 만큼 단점도 명확한 것이 바로 이 호신용 스프레이다.

노 대표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이 분사력이 약하고 최루 효과도 가스총에 비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안에서 약제가 굳어 필요할 때 제대로 분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의료인 호신용품으로 무엇을 가장 추천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가스총은 위력이 좋으나 사용법이 까다롭고 약제를 주기적으로 충전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스프레이는 나머지 두 종류보다 보안 효과가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전자충격기가 가장 효과적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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