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대공협 송명제 회장, 의료계에 정부와 대화 촉구…“의료인 폭행 처벌은 강화돼야”

‘공보의 의무복무기간 단축 문제 공론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에 도전했던 송명제 회장이 공론화를 넘어 병역법, 농특법(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 추진과 더불어 임금 인상을 이뤄냈다. ‘공보의 업무지침’에 80만~16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명시된 업무활동장려금 지급 기준을 90만~180만원으로 상향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보의들은 월 최소 10만원 이상의 임금 인상효과를 봤다.

임기를 한 달여 앞두고 국회 앞에서 만난 송명제 회장은 “회무에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60점은 주고 싶다”며 "2월까지 복무기간 단축과 관련된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때는 좀더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 지난 임기를 되돌아본다면.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훈련기간을 복무기간에 산입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여야에서 각각 발의됐고, 국가공무원법 개정에 따라 공보의 연가 증대가 가능해졌다. 또 공보의의 급여가 실질적으로 증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좋은 일 외에도 공보의 80%가 범법자라는 언론 보도가 이뤄지는 등 이슈가 많은 한해였다. 특히 훈련기간 산입 관련 법안 통과와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많은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 공보의 임금 인상을 이뤄낸 비결이 궁금하다.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정부에 신뢰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3월부터 4월까지는 정부부처가 있는 세종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화를 해보니 복지부에서 임금 인상을 반대했던 이유는 공보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 컸다. 공보의를 '군대에 가는 대신에 잠깐 왔다가는 의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내부 자정을 약속하고 공보의들은 쉬어가는 의사가 아닌 의료빈틈을 메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사라는 사실을 피력했다. 그리고 정부가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정부도 대공협의 진정성을 알아줬고 협의회도 음주운전 근절, 복무규정 준수 등으로 답했다.

- 비결을 의료계 전체와 공유한다면.

의료계가 지레 겁을 먹는 경향이 있다.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정책이 나오더라도 ‘그래봐야 안될 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상호간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바탕으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일단 대화를 해보자. 공보의 임금을 올린다고 했을 때 믿을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그러나 해냈지 않나.

대공협 회무를 하면서 의료계와 정부 사이에 오해가 많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러나 이를 대화로 풀어가면서 임금 인상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에서도 의료계에 손을 내밀어 줘야한다.

- 고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안전한 진료실 환경 조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한해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사건이 많았다. 그러나 임 교수님 사건은 그중에서도 단연 놀랍고도 참담한 사건이었다. 지난해 응급실 내 폭력 문제가 대두되면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때 의료법도 같이 개정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후약방문이라지만 약이 업그레이드 돼야하지 않겠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효적인 제재들이 반드시 반들어져야한다. 의료계의 주장만으로는 현재 진료환경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회, 정부와 함께 나아가야 한다.

- 어떤 식으로 제재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처벌강화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처벌 강화 없는 폭력 근절은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폭행방지법이 실효적이지 못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처벌 강화 없이 어떻게 폭행을 방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식개선, 계몽도 중요하지만 처벌은 반드시 강화돼야 한다. 임 교수님 피살범의 경우도 의료법의 적용을 받으면 5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것이 고작이다. 미미한 처벌조항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행정부에서 할 수 있는 안전관리요원 고용 등의 문제는 별개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사회서비스안전망을 보편화시킨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안전관리기금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

- 회무 중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실효적으로 군복무 단축을 이뤄냈어야 하는데 마무리 하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임기가 2월까지기 때문에 아직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도 국회에 왔다.

지난 한해 외부적으로 많은 일이 있다보니 대공협 내부 통합 부분에 있어서는 미흡했던 것 같다. 내부 자정도 캠페인 등으로 노력했지만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공보의들이 약 2,000명이다. 실제로 이들을 통합하면 훌륭한 결사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이 도공협과 대공협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공보의 중앙결집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 차지 집행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약으로 내세운 지역의사회와의 연계 강화 부분을 꼭 이뤄냈으면 한다. 이를 통해 젊은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의료계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다져달라. 의료계가 하나로 결집되기 위해서는 젊은의사 때부터 이런 토양이 갖춰져야 한다고 본다. 대공협 회원 때부터 체험을 해봐야 나중에도 의협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젋은의사들은 의사 일을 한 날보다 앞으로 할 날이 더 많다. 이들이 더 의료계의 문제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회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 하고 싶다. 지난해 대공협 워킹그룹이 회무 등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이 많은 관심을 보내줬기 때문이었다. 의료계 전체를 통틀어서 공보의들이 가장 협의회의 일에 관심이 많고 응원을 많이 보내준다고 생각한다. 공보의들은 자신들의 일에 관심이 많고 협의회로 의견도 많이 보내준다 이를 결집하고 잘 조정한다면 분명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대공협에 보내주는 관심을 쭉 이어가달라.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대공협 워킹그룹과 공유해달라. 대공협 대의원이 총 150명이다. 그러나 대의원 총회가 성원 된 것은 지난 7년 중 가장 최근 대의원총회 단 1회다. 그 정도로 올해 임기동안 회원들이 보내주신 관심이 많았다. 이 관심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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