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 뜰까② 암젠 엑스지바, 졸렌드론산 주도 뼈전이 합병증 시장 지각변동 예고

세계 최초, 국내 최초, 퍼스트 제네릭 등 제약사가 의약품 출시를 알릴 때 많이 언급하는 단어 중 하나가 ‘최초’다. 이는 의약품 시장에서 ‘선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의약품은 환자에게 한번 처방이 이뤄지면 변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두 번째, 세 번째 제품을 내놓는 제약사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한다. 지각변동을 노리는 ‘후발주자’들은 어떤 약들이 있는지 <'이 약' 뜰까>라는 코너를 통해 소개한다.

익숙한 단어들의 낯선 조합인 ‘뼈전이 합병증’이란 말이 본격적으로 언급된 건 지난해 말 암젠의 ‘엑스지바(성분명 데노수맙)’가 건강보험에 등재되면서부터다.

그 동안 암 환자의 치료 목표는 암의 진행을 막고 증상을 완화시킴으로써 생명을 연장하는데 있었다. 그 결과 의료 기술의 발달과 면역항암제 등 혁신적인 항암제의 등장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 12월 발표된 보건복지부 ‘2016 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6%로 10년 전보다 1.3배 증가했다. 특히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경우 90% 이상의 높은 생존율이 보고됐다.

이에 따라 암 치료와 함께 삶의 질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뼈전이 합병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뼈전이는 생존 기간이 긴 전립선암, 유방암에서 높은 65~75%로 가장 높게 보고되는데, 뼈전이 환자는 6개월 내외로 병적골절, 등 뼈 관련 합병증을 경험한다. 뼈전이 합병증은 암 환자에게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거나 장애를 유발해 삶의 질 하락의 원인이 되며, 재발 가능성이 높고 결국 사망으로 이어진다.

뼈전이 암 환자의 뼈를 보호하고 뼈전이 합병증 발생을 지연시키는 RANKL 표적치료제 엑스지바는 출시 이후 글로벌 임상 현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 국제 암 진료 가이드라인은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에게 뼈전이 즉시 엑스지바를 투여하도록 최고 수준(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해 국내로도 이어졌다. 엑스지바는 지난 9월 전이성 전립선암·유방암의 뼈전이 합병증(골격계 합병증)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에 성공했다.

엑스지바에 앞서 골흡수 억제제인 졸레드론산(조메타, 조메본, 졸레닉) 등 비스포스포네이트(BP) 계열 치료제가 표준 치료로 사용돼 왔으나, 질환 자체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내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엑스지바 도입 이전 뼈전이 암 환자의 BP 처방률은 10%에 불과했다.

뼈전이 합병증 치료제 시장은 2017년 기준 37억원 규모로 ▲노바티스 조메타(ZOMETA)·조메타 레디(ZOMETA READY) ▲동국제약 조메본(ZOMEBON) ▲삼양바이오팜 졸레닉(ZOLENIC) 등이 사용돼 왔다.

엑스지바는 이러한 치료제들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졸레드론산과 직접 비교 3상 임상연구를 통해 유의미한 뼈전이 합병증 발생 지연 효과와 낮은 급성기 반응률을 입증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 졸레드론산과 달리 신장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고 3~4주마다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졸레드론산과 달리 1개월에 한 번 피하주사로 투여하는 용법으로 환자 편의성을 개선했다.

3개의 독립된 엑스지바 3상 임상연구(뼈전이 유방암, 전립선암, 기타 암 환자 5,723명 대상)를 사전에 계획한대로 통합 분석한(2012년 발표) 결과, 첫 번째 뼈전이 합병증 발생까지의 기간(중앙값)을 8.2개월 지연시켰다(엑스지바 27.7개월 졸레드론산 19.5개월). 이 분석에서 급성기 반응 발생률은 엑스지바 8.7%, 졸레드론산 20.2%이었다.

2011년 이전에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 경험이 없는 뼈전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1,901명을 대상으로 엑스지바와 졸레드론산을 직접 비교한 3상 연구에서도 엑스지바는 첫 번째 뼈전이 합병증 발생 위험을 18%(엑스지바 20.7개월, 졸레드론산 17.1개월), 다발성 뼈전이 합병증 발생 위험을 18% 감소시켰다.

2010년 이전에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 경험이 없는 뼈전이 유방암 환자 2,046명 대상으로 엑스지바와 졸레드론산 투여군을 직접 비교한 연구에서도 첫 번째 뼈전이 합병증 발생 위험을 18%, 다발성 뼈전이 합병증 발생 위험을 23%씩 감소시켰다.

여기에 국내 급여 기준도 뼈전이 합병증이 발생해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 등 졸레드론산과의 차별화로 올해 엑스지바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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