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협 “의료계 공개 모욕한 것”…소청과의사회, 이용호 의원 고소

‘의사들이 밥그릇을 지키는데 보다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발언으로 의료계가 연일 분노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왜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의사들이 좀 더 돈벌이가 되는 분야에 진출을 하고 오로지 자기 밥그릇을 지키는데 더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국가가 의료낙후지역의 의료를 맡을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23일 성명을 내고 이 의원의 즉각적인 사과와 공공의전원 설립 계획 폐기를 촉구했다.

병의협은 “이 의원의 발언은 의사들을 돈만 밝히면서 국민건강을 등한시하는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의료계를 공개적으로 모욕한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이 의원은 의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공공의전원 설립을 다룬 이날 토론회가 여론 몰이를 위해 열렸다고도 했다.

병의협은 “이 의원은 서남의대 폐교가 결정된 이후부터 이 자리에 의대를 유치하기 위해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며 “공공의전원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일방적인 토론회를 여론 몰이를 위해 여는 것은 올바른 정치인이 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공의전원 문제는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용돼선 안되는 매우 종요한 사안”이라며 “국회와 정부는 실효성도 없고, 혈세 낭비만 우려되는 공공의전원 설립 계획을 폐기하고 실질적인 의료 서비스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도 지난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이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임 회장은 “이 의원이 제 몫을 못하고 자신의 재선에만 눈멀어 집중하고 관심을 가졌기에 국민들이 3류 철새 정치인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 국회의원이란 자가 하는 일 없이 세비만 월 2,000만원 넘게 받으며 밥값은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회장은 “노예 의사제도의 전당이 될, 국민 혈세만 낭비하는 이른바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의 망상을 즉시 폐기하고 이 의원은 국민 앞에 당장 머리를 숙여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용호 의원은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발언을 최초 보도한 기사가 과장, 왜곡된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토론회 개회사와 관련해 한 의학전문지가 일부만을 발췌, 변형해 본래 발언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유사한 보도가 나오고 의료계 일부에서 과잉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개회사는 의사인력의 대형병원 선호, 대도시 편중, 인기 진료과목 쏠림 현상을 지적한 것으로 일부의 ‘밥그릇 지키기’ 때문에 공공의료를 외면하거나 공공의대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며 “기사만 보고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더 이상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면서 개회사 녹취의 일부를 공개했다.

얼마 전에 ‘광주 보건소에 의사를 공모를 했는데 아무도 의사 분들이 응모를 안했다’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월급이 700만원인데 그렇다는 거예요. 이 기사를 보고 요즘에 일자리가 없고 정말로 다른 직종에 있는 분들은 참 이해하기 어려웠을 거다, 저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어요. 이게 상징적으로 공공의료의 의료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공의료 인력의 양성을 필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구체적으로 피부에 잘 모르는 거 같아요. 우리 남원시민들은 대부분 알지만 국민들은 ‘공공의료가 뭐야?’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오늘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우리 국민들이 의료낙후지역의 공공의료인력, 또 취약지 인력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은가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사례별로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오늘 이런 여론을 확산시켜서 공감대를 얻어내기 위한 자리가 이 자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남원시, 그리고 전라북도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주셨는데 감사를 드립니다.

‘어쩌면 의사들이 제몫을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공의료대학원의 설립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좀 더 더 심하게 얘기하면 의사들이 좀 더 돈벌이가 되는 분야에 진출을 하고 오로지 자기 밥그릇을 지키는 데 더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결국은 국가가 의료낙후지역의 의료를 맡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하는 그런 여론이 많이 있었고, 또 현실이 그렇고요. 그래서 이제 공공의료대학의 필요성을 많은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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