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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덕 센터장의 헌신으로 메운 공백…이제는 누가?

기사승인 2019.02.08  13: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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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과 집중 위해 센터장직 사임하려던 윤 센터장…중앙응급의료센터 독립 필요성도 제기

설 연휴에도 국립중앙의료원(NMC)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지키다 숨진 윤한덕 센터장. 지인들이 기억하는 윤 센터장은 항상 악전고투하고 있었다. 응급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를 갖추기 위해서였다. 윤 센터장이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은 높았다. 그리고 그 벽이 높을수록 윤 센터장은 더 묵묵히 일했다.

전남의대 1호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윤 센터장은 지난 2002년 중앙응급의료센터 창립 멤버로 합류했고 2012년부터 센터장을 맡아 왔다. 17년간 중앙응급의료센터에 근무하면서 그는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응급의료기관 평가, 닥터헬기, 권역외상센터, 이동식 병원 등을 도입하는데 앞장서 왔다.

그런 그가 지난 4일 집무실 의자에 기대 앉아 숨진 채 발견되자 지인들은 “허망하다”고 했다. 그가 하고자 했던 일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알아서다. 그가 센터장직을 내려놓고자 했던 이유도 제대로 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지난해 11월 1일 자신의 SNS에 “일을 하고 싶어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그만하기로 결정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일을 놓으려는 것이 아니며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것이다.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해서는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맡겨진 일보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려 하며 일을 더 잘 할 수 있다면 직책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누구라도 열심히 뚫고 가야 바뀌지 않겠느냐”고 말하던 윤 센터장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윤 센터장과 국회 공청회 참석 요청 건으로 통화를 했다. 이 이사장은 일정 상 참석이 어렵다고 하고 “너무 무리하지 말라, 몇 사람이 노력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으니 쉬엄쉬엄 가자”고 했다. 하지만 윤 센터장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그래도 누구라도 열심히 뚫고 가야지 뭐가 바뀌지 않겠느냐”였다.

이 이사장은 당시 그와 나눈 대화를 회상하며 “그게 나한테는 그의 마지막 유언이 돼 버렸다”며 “헌신적인 의사의 순직에 대한 추념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도 산적한 응급의료정책에 대한 재조정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윤 센터장은 일선 현장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를 정책으로 관철시키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번번이 오리지널 아이디어나 정책안은 구부러지고 비틀려져서 현실화됐다”며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들은 분노를 느끼고 불만을 쏟아 냈지만 정작 윤 센터장은 다시 센터로 돌아가 사후 수습을 위한 업무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윤 센터장은 이번 임기를 마치면 센터장을 그만두고 좀 더 자유로운 신분으로 일하고 싶어 했다. 정부에 더 날카로운 비판도 하고, 보다 강력한 대안을 내놓고 싶어 했다”고도 했다.

“일은 많은데 일할 사람이 없는 중앙응급의료센터” 독립기구 필요성 제기

순천향대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김기운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가 돌아갈 수 있었던 데는 윤 센터장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력 부족으로 생길 수 있는 공백을 윤 센터장이 초과근무를 해가면서 막아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중앙응급의료센터를 독립시켜 인재들이 모일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2005년부터 윤 센터장과 알고 지낸 김 교수는 설 연휴가 끝나면 만나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전하지 못했다고 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독립 문제다.

김 교수는 “윤 센터장은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은 많은데 일할 사람은 없으니 업무 부담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윤 센터장이 그 권한을 이양하고 싶어도 사람이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중앙응급의료센터에 근무하는 의사는 2명 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사들이 왜 중앙응급의료센터에 가려하지 않겠는가. 할 일은 많은데 국립중앙의료원 산하에 있어 권한은 없다. 승진도 막혀 있다”며 “큰일을 할 수 있는 독립된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윤 센터장이 헌신해 왔기 때문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지만 이제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며 “미래가 있고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독립시켜야 인재들이 중앙응급의료센터로 간다”고 강조했다.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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